• 조회수 7077l좋아요 0
미디어리뷰 / 독자리뷰 쓰기 한줄댓글 쓰기
    책 내용
    여름을 더욱 여름답게 하는 매미에게 바치는 그림책

    여러분은 여름 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나요? 더위? 바다? 시원한 골짜기? 그림책 [맴]을 지은 장현정 작가는 가장 먼저 매미를 떠올립니다. 꽃 같은 봄이 지나고 장마를 넘어 여름이 오면 더위보다 먼저 우리를 찾아오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매미입니다. 처음에는 숲속 저 멀리서 가느다랗게 다가오는가 싶은데, 어느샌가 바로 옆에서 귀청을 찢을 듯하게 소리를 질러 댑니다. 드디어 여름이 왔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아는 여름은 무척 덥습니다. 정말 더운 날에는 누군가가 옆에서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몸에서 열이 솟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매미마저 시끄럽게 울어 대면 당장 시원한 바다에 퐁당 빠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안 그래도 더운데 하필 시끄럽게 울어대는 매미 소리 때문에 여름이 더 덥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작가는 “여름을 더 여름답게 하는 매미, 그런 매미가 좋다”고 말합니다. 왜일까요?
출판사 보도자료 전문소개  ( 출판사 보도자료는 이 그림책을 만든 목적을 전하는 귀한 자료입니다. 독자의 예리한 기준으로 꼼꼼히 읽어보시고, 체크하시길 바랍니다 )
“어릴 적부터 매미를 좋아했다.
남을 해치지 않고 나무의 수액만 빨아 먹는 매미,
붙잡으면 시끄럽게 울어 대며 발버둥만 칠 뿐,
온순하게 가만히 있는 매미가 좋았다.”

장현정 작가는 매미에게서 아기의 모습을 보았나 봅니다. 정말 매미는 몇 년 동안 땅속에서 지내다가 겨우 여름 한 철, 세상에 나와 울음을 터트립니다. 하지만 그 울음도 잠깐, 여름이 가 버리면 매미도 함께 사라져 버리죠. 작가는 ‘그런 매미가 주는 시끄러움을, 한번쯤 탄생의 기쁨에 겨워 내뱉는 함성이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하고 우리에게 손을 내미는 것 같습니다.

작가의 말과 함께 더욱 시원하게 그림책 [맴]을 느껴 보세요!
그림책을 펼쳐 보면, 바닥에 사뿐히 내려앉은 연분홍꽃잎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다음 장을 넘기면 ‘맴’이라는 글자가 어디론가 날아오르는 듯하지요. 작가는 매미가 남겨놓은 허물이 혹시 봄날 우리 눈앞에 환영처럼 나타났다 사라진 진달래꽃은 아니었을까 상상했나 봅니다.
작가의 얘기를 조금 더 들어 볼까요?

“내 작업실 책상 선반에는 매미가 벗어 놓은 허물이 있다.
허물을 보고 화들짝 놀라 도망치는 친구도 종종 있다.
허물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른 곤충과는 다르게
더듬이와 다리에 난 털끝까지 가시처럼 단단하게 굳어 있다.
심지어 반지르르 윤도 난다.
내 눈에는 마치 참고 견뎌 낸 시간이 빚은 예술 작품처럼 보인다.”

매미는 그렇게 예술 작품 하나 남겨두고 가볍게 나무 위로 날아오릅니다. 이제 여름이 오는 소리를 들을 차례입니다.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이 숲에서 저 숲으로 매미들은 아름다운 노랫가락을 나무에 흩뿌려 놓습니다. 더욱이 나무가 매미가 되기도 하고, 매미가 나무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더니 이젠 바람처럼 숲을 빠져나와 또 어디론가 날아오릅니다.

“오랜 시간 동안 어두운 땅속에 있다가 세상 밖으로 나온 매미에게는
겨우 몇 주 살다 갈 시간만 주어진다. 그러니 나라도 그렇게 외쳤을 거다.
아마 세상 사람 누구라도 그렇게 목청껏 소리 질렀을 것이다.”

숲을 빠져 나온 매미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로, 건물로, 길 사이로, 자동차 속으로 파고들어 더욱 소리 높여 외칩니다. 맴맴맴매매매매애애애!
짧은 여름을 그냥 허투루 보내지 말라고 지르는 소리일까요, 나 여기 있으니 짧은 여름 한동안이라도 기억해 달라고 외치는 소리일까요? 그렇게 매미가 지르는 소리는 한여름을 뜨겁게 더 뜨겁게 달구어 버립니다. 우리더러 더 몸부림쳐 보라는 듯, 더 더위를 느껴 보라는 듯.

“눈을 감고 가만히 매미 소리를 듣는다.
자유를 얻은 사람이 기쁨에 겨워 소리를 지르는 듯도 하고,
삶을 마쳐야 하는 사람이 마지막 몸부림을 치는 듯도 하다.”

도시를 휩쓸고 간 매미는 이제 하늘로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저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태양이 되어 마지막 여름마저도 바짝 태워 버리려는 듯 붉게 붉게 타오릅니다. 그렇게 여름의 마지막을 알리려는 걸까요?

“하늘을 찌르는 듯한 매미 소리가 빈 하늘을 가득 채우면
무더운 여름이 더 뜨겁게 달아올라 타들어 가는 것만 같다.”

여름이 오면 또 언젠가는 여름이 가듯, 한번 날아오른 것들은 또 언젠가는 스러지듯, 한없이 붉을 것만 같던 태양도 푸른 매미 소리와 함께 아래로 아래로 스러집니다.
푸른 비. 푸른 매미의 죽음. 이렇게 더운 여름도 푸른 비와 함께 스러집니다.

올 여름도 매미와 함께, [맴]과 함께 때론 뜨겁게, 때론 시원하게 맞을 수 있길 바랍니다.
그림작가 정보
  •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관찰하고, 그 감정을 고스란히 그림으로 담아 내는 작업을 좋아합니다. 세상의 많은 소리에 천천히 귀 기울이면서 가끔 소리가 들려주는 생명력과 빛깔을 상상하곤 합니다. 그러면 그동안 생각지도 못한 다른 세계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뜨거운 여름, 조용히 눈을 감고 오랫동안 매미의 외침을 들었습니다. 매미가 들려주는 여름 오는 소리. 《맴》은 저의 첫 그림책입니다.

한줄댓글
미디어리뷰 / 독자리뷰
    ‘맴맴’ ‘츳츳’ ‘쓰르람’ 하루종일 날아다니는 글자들
    별점 :
    작성자 : 그림책박물관
    2016-08-22
    조회수 : 837

    미디어 : 한국일보_그림책, 세상을 그리다

    원문 : http://www.hankookilbo.com/v/0ea7776d49174757a7f6a214b7eda3f1

    필자 : 소윤경 그림책작가

    등록일 : 2016.08.19​

    아파트의 밤은 길고 지루한 열대야에 속수무책이다. 설상가상 밤낮없이 울어대는 매미소리는 더위만큼이나 짜증스런 불청객이 아닌가.

     

    자세히 들어보면 매미소리는 한 가지가 아니다. 참매미는 규칙적으로 “맴~ 맴~ 매에~엠…”하고 울고, 말매미는 “치르르르…”하고 운다. 집단적으로 맹렬하게 우는 매미는 대부분 말매미 수컷들이다.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이라고는 기껏해야 수주일 번식기가 전부이다. 암컷을 만나 짝짓기가 끝나면 수컷은 제 수명을 다한다. 도시에서 사는 매미들은 또 다른 적들과 싸워야 한다. 제 무리들과의 경쟁뿐만 아니라 도시의 소음들과도 맞서야 하니 그들의 노랫소리가 더 절박할 수밖에 없다. 잠들지 않는 도시의 불빛 속에서 매미들도 사람들과 함께 불면의 밤을 지새운다.

    ‘맴’은 신인 작가의 신선한 발상이 돋보이는 리드미컬한 그림책이다. 매미가 주인공이지만 매미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맴맴, 츳츳, 쓰르람처럼 글자들이 매미 떼처럼 물 흐르듯 흩어지고 모였다가 다시 무리 지어 날아다닌다. 수묵화로 그려진 붓의 율동이 가볍고 자유분방하다. 독자들은 그림책을 보다가 점점 증폭되는 매미소리의 환청을 듣게 될지도 모른다.

    한 나무에서 매미가 울기 시작한다. 매미들은 다양한 소리로 바람을 타고 숲 전체에서 퍼져 울다가 도시로 날아간다. 매미 떼는 건물에 부딪히기도 하고, 자동차 소음과 뒤섞여 뒤엉키기도 한다. 더위를 먹은 사람들의 얼굴들이 붉게 달아오른다. 불타는 태양과 함께 매미소리들은 절정에 오른다. 귀청이 떠나 갈 듯하다. 마침내 매미소리는 하나 둘씩 떨어져 내리는 소낙비에 서서히 잦아들기 시작한다. 귀와 마음까지도 정화시켜주는 씻김이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빗줄기는 이것이 ‘여름이다!’라고 말한다.

    경쟁에서 살아남아 제 몫의 책임을 다하고, 인생의 목표를 성취해야 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은 혼신을 다해 울어대는 매미와 닮았다. 한적한 나무 그늘 아래에서 계절의 정취로나 느껴졌던 매미소리가 이젠 하루 종일 울려대는 고장 난 시계의 알람처럼 귀 따갑고 속 시끄러운 것이 유감천만이다. 하지만 그 소리마저 그치고 나면 여름도 끝날 것이다. 한해도 얼마 남지 않을 것이다.

     

    작성자 리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