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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내용
    아이에게는 밤을 두려워하지 않고 편안하게 잠들 수 있게 해 주고, 어른에게는 지친 하루를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헤아려 주는 그림책 『집으로 가는 길』이 ㈜비룡소에서 출간되었다. 작가 미야코시 아키코는 『태풍이 온다』로 제25회 오사카국제아동문학상 그림책 부문 대상을 받으며 자국인 일본에서 인정을 받고, 올해 2016년에는 『집으로 가는 길』로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스페셜 멘션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또 2016 화이트 레이번즈 목록에 선정되면서 세계의 주목할 만한 어린이?청소년 신간 250권을 다루고 있는 연례도서목록에 포함되기도 했다. 목탄화, 콜라주 등 다양한 기법을 쓰는 미야코시 아키코는 『집으로 가는 길』에서 연필의 질감으로 흑색 밤 풍경을 잔잔하고 강렬하게 표현해 냈다. 작가가 그려 낸 너른 밤 풍경 속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밤을 보낸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내가 주로 보내는 밤의 모양은 어떤지 떠올려 보는 동시에 친구와 이웃들의 밤까지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아이들은 주인공 아이의 시점을 따라가며 어두운 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되고, 편안한 마음으로 잠들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리뷰
    당신의 밤은 안녕한가요?

    밤은 모두에게 똑같이 찾아온다. 하지만 밤을 보내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오롯이 혼자고, 누군가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 떠들썩한 밤을 보낸다. 누군가는 책을 읽다 잠들고, 누군가는 사랑하는 이와 작별한다. 『집으로 가는 길』은 너른 밤 풍경 속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잔잔하게 펼쳐 낸다. 늦은 밤, 한 아이가 엄마의 품에 안겨 집으로 돌아간다. 아이는 졸린 눈을 겨우 뜬 채로 주변 아파트 창문들을 바라본다. 두런두런 통화하는 소리가 들리고, 좀 더 가니 고소한 파이 냄새가 풍긴다. 고개를 돌리면 혼자 티브이를 보는 아저씨, 바로 옆집에는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이 보인다. 아이는 각양각색의 이웃집을 스치며 어두운 밤 풍경에 조금씩 녹아든다. 집에 도착해 침대에 누운 아이는 오는 길에 스쳤던 풍경들을 떠올리며 잠이 든다. 이제 아이는 꿈속이다. 파티가 끝나 사람들은 지금쯤 돌아갔을까? 파이를 구운 사람에게는 누군가 찾아왔을까? 어두운 밤 누군가는 쉬이 잠들지 못하고, 아이는 스르르 잠이 들고, 누군가는 멀리 떠나기도 한다. 밤은 모두에게 똑같이 찾아오고, 모두의 밤은 저마다 다르다. 그렇게 『집으로 가는 길』은 이 책을 읽는 당신의 밤도 안녕한지 묻는다. 말없이 보여 주고 조용히 질문하는 것, 이 책의 미덕이다.

    잔잔하고 고즈넉한 밤 풍경 속 이웃들의 이야기

    미야코시 아키코는 어두운 흑색에 네 가지 색(노란색, 분홍색, 다홍색, 푸른색)만을 섞어 밤 풍경을 따뜻하게 표현해 냈다. 어두운 밤길이 그려진 표지는 얼핏 으스스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목탄의 흑색과 누런빛 조명의 조화가 보는 이의 마음에 묘한 위안을 준다. 작가는 전작에 즐겨 쓰던 목탄을 이번에도 주재료로 활용했다. 목탄 특유의 질감 때문인지, 밤하늘, 가로등, 벽, 창문 등 대부분의 배경과 소품들이 묵직하고 고요한 분위기를 내뿜는다. 그림 속 등장인물(동물)의 이야기를 혼자서 이어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면지를 채운 여러 이웃집 창문들에 보이는 동물이 본문에도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면지 속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는 사슴이 본문 속에서는 책을 읽다 소파에서 잠들어 있고, 파이를 굽던 양이 뒤에서는 와인을 든 친구를 맞이하는 식이다. 이외에도 전화를 하던 염소가 몇 페이지를 넘어가면 칫솔을 들고 가족사진을 보는 등 독자가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는 요소가 여럿 배치되어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그림작가 정보
  • 미야코시 아키코(Akiko Miyakos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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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みやこし あきこ

    1982년 사이타마 현에서 태어나 무사시노미술대학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했다. 재학 중에 「닛산 동화와 그림책 그랑프리」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졸업 후, 목탄화와 콜라주,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기법을 사용하여 계속 작품 활동을 하여, 개인전과 그룹전을 통해 발표하였다. 2009년에 첫 책 『태풍이 온다』를 출간했으며. 이 책 『심부름 가는 길에』가 두 번째 책이다. 현재 도쿄에 살고 있다. 

번역가 정보
  • 권남희
  • 1966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딸을 줄줄이 셋이나 낳은 엄마가 또 딸이면 낳지 않으려고 점쟁이에게 갔더니, 한 ‘인물’ 할 아들이 나올 거라고 해서 나를 낳았다고 한다. 돌팔이 점쟁이 때문에 이 풍진 세상 빛을 보게 되었지만, 넷째 딸은 천덕꾸러기였다. 놀아주는 사람이 없다 보니 책을 많이 읽게 되었고, 책을 많이 읽다 보니 글을 많이 쓰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저절로 글 쓰는 직업을 꿈꾸게 되었다. 순전히 문학을 하기 위한 방편으로 일본어를 선택했다가, ‘번역’이란 천직을 만났다. 1991년 첫 번역서가 세상에 나온 지 20년째. 그동안 유미리, 무라카미 류, 무라카미 하루키, 아사다 지로, 이시다 이라, 기리노 나쓰오, 오가와 요코, 이토야마 아키코, 온다 리쿠, 미우라 시온, 텐도 아라타 등 많은 작가들의 책을 번역해왔다.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하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늘 똑같은 대답을 한다. “현재 작업하고 있는 작가.” 번역가는 바람둥이다. 아무리 작품에 반해서 꺅꺅거려도 마감만 하면 끝. 금세 새 작품과 사랑에 빠진다. 지금까지 번역한 세월만큼이 또 한 번 흐르면 경로우대증 발급받을 나이가 된다. 그때까지 번역을 계속하는 게 희망사항이다.옮긴 책으로 『오디션』『러브레터』 『부드러운 볼』 『고흐가 왜 귀를 잘랐는지 아는가』 『무라카미 라디오』 『빵가게 재습격』 『멋진 하루』 『퍼레이드』『밤의 피크닉』 『미나의 행진』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 『성형미인』 『다카페 일기』 『채굴장으로』 『어제의 세계』 『기타노 다케시의 생각노트』 『공부의 신』 『달팽이 식당』 『애도하는 사람』 『기치조지의 아사히나 군』 『마루 밑 남자』 『카모메 식당』 등 120여 권이 있다. 저서로는 『왜 나보다 못난 여자가 잘난 남자와 결혼할까』 『동경신혼일기』 『번역은 내 운명』(공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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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리뷰 / 독자리뷰
    깜깜한 밤골목 걷는 토끼 모녀… 무사히 귀가했을까? [김지은/문화일보 20161117]
    별점 :
    작성자 : 그림책박물관
    2016-12-14
    조회수 : 787

    미디어 : 문화일보

    원문 :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6111801032812000002

    필자 : 김지은. 어린이책 평론가

    등록일 : 2016.11.18

     

    미야코시 아키코의 그림책은 온통 흑백으로 된 세상이다. 그 세상 안 오직 몇 군데에만 선명하게 빛나는 색깔이 담겨있다. 작가는 색을 극도로 제한하기 때문에 사용된 색은 강한 상징성을 지닌다.  ‘심부름 가는 길에’에서는 눈 쌓인 숲길을 걷는 주인공의 털모자와 치마가 채도 높은 빨간색이었다. 독자는 언젠가 늑대에게 잡아먹힐 뻔했던 빨간모자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걱정과 달리 주인공은 우연한 기회에 동물들의 화사한 디저트 파티에 합석하고 그 식탁 케이크 접시에서 독자는 또 한 번 달콤한 색의 향연을 맛본다.

     

    ‘태풍이 온다’에서는 모든 풍경이 무채색인 가운데 유리창 밖의 하늘만이 푸르게 반짝인다. ‘비밀의 방’에서 시선을 압도하는 것은 연한 초록색의 뜰이다. 흑백으로 그려진 ‘심부름, 태풍, 비밀’들이 현실의 암흑과 곤란을 암시하는 것이라면 주의를 집중시키는 청명한 색깔은 작가가 바라보는 미래에 대한 희망일 것이다. 책에서 흑백의 비중이 매우 높다는 것은 오늘의 현실을 작가가 그만큼 무거운 마음으로 지켜본다는 뜻일지도 모르겠다.

     

    그의 신작 ‘집으로 가는 길’은 문을 닫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식당도, 책방도 문 닫을 준비를 하는 깊은 밤, 엄마 토끼는 아기 토끼를 꼭 껴안고 골목을 걷는다. 어디선가 나직한 말소리가 들리면 살짝 긴장하기도 하고 열린 창문으로 다른 가족의 파티를 엿보기도 한다. 중간쯤 아빠 토끼가 마중을 나온다. 집에 돌아온 조랑말은 욕조에, 사슴은 스탠드 아래에서 하루의 남은 조각 시간을 누리는 장면을 보면서 독자는 차근차근 염려를 내려놓는다. 반전은 마지막 부분이다. 모두 집으로 오는 이 시간에 생쥐 부인이 밤기차를 탄다. 그는 집으로 가는 것일까. 집을 떠나는 것일까.

     

    집으로 가는 길도 흑백의 톤이 주조를 이루는 것은 여전하다. 도시의 검은색은 더 깊어졌고 토끼 모녀를 둘러싼 건물들은 그들을 위협하듯 즐비하다. 그러나 작가는 백열전구 같은 밝은 노란색으로 이들의 밤길을 안전하게 지켜주려고 한다. “여기 사람이 있어요, 겁내지 마세요”라고 속삭이는 신호등처럼 검은 밤의 노란 불빛들은 다정하고 따스하다. 

     

    여자 아이가 되었든 토끼가 되었든 작품 속 어린이에게 거듭해서 빨간 옷을 입히는 것은 그들이 이 사회 속에서 얼마나 위험에 노출된 존재인가를 확인시키는 장치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를 둘러싼 밤은 언제쯤 끝날까. 지친 몸과 마음을 끌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는 질문일 것이다. 그러나 불 켜진 창문들처럼 우리에겐 같은 마음의 이웃이 있다. 오늘도 힘을 내야 하는 이유다.

     

     

    김지은 어린이책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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