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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내용
    페로의 직업 여행

    반려견 페로는 엄마와 삽니다. 자신을 살뜰히 보살펴 주는 엄마가 페로는 너무너무 좋습니다. 엄마가 산책 때마다 멈춰 서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액세서리 가게입니다. 엄마는 거기 걸린 목걸이를 넋을 잃고 바라봅니다. 페로는 어떻게 하면 엄마에게 목걸이를 선물할 수 있을지 고민에 빠집니다. 그리고 마침내 목걸이를 살 돈을 마련하려고 일을 찾아 떠나는데요…… 페로의 앞에 어떤 일이 펼쳐질까요?
    출판사 리뷰
    우리는 가족, 반려동물

    요즘에는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집들이 많이 있습니다. 반려동물은 단순히 돌봐주는 대상을 넘어 사랑을 나누고 감정을 교감하는 가족입니다. 많은 작품이 주로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인간의 입장에서 그들을 바라보곤 하는데요, 이 책은 특이하게도 반려동물의 시각에서 이야기가 펼쳐칩니다.

    반려견 페로는 언제나 자기를 잘 돌봐 주는 엄마가 너무 좋습니다. 엄마가 자기를 위해 주는 만큼, 페로 역시 엄마를 위해서 뭐든 해주고 싶어하지요. 그런 페로에게 액세서리 가게에 걸린 목걸이에 반한 엄마 모습이 포착됩니다. 페로는 엄마에게 목걸이를 선물해 주려고 일을 찾아 집을 떠납니다.

    페로가 집을 떠날 때의 장면은 이 책에서 참 인상적입니다. 엄마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는 목걸이를 과감하게 풀어 던지고, 대신 악착같이 일하려는 각오를 다지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 맵니다. 또 여태까지 네 발로 걷던 강아지로서의 모습을 버리고 용기 있게 두 발로 벌떡 일어섭니다. 엄마에게 속해 있던 모습에서 벗어나 자립하며 일어서는 상황을 상징적으로 담아 낸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쯤되면 페로는 단순히 반려동물이 아니라 엄마에게 자식과 같은 존재입니다. 그래서 호칭 역시 아줌마가 아니라 ‘엄마’인 것이지요. 목걸이를 채워 외부로부터 안전하게 보살피던 자식이 드디어 자립하는 순간,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지 두근거리면서도 격려의 박수를 보내게 됩니다.

    여러 가지 직업 체험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디딘 페로는 자기가 계획한 대로 일자리를 찾아 나섭니다. 페로가 생각한 일자리는 개의 특성에 잘 맞는 것들이면서 다양한 직업 세계를 보여 줍니다. 정형외과의 안마사, 우체국에서 우표 붙이는 사람, 서커스 단원, 레스토랑 웨이터, 경찰견까지… 개라면 한 번쯤 도전해 볼 법한 일들이지요. 페로는 직업을 구할 때마다 말합니다. ‘맡겨만 준다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책에서 ‘맡겨 주세요’는 제목이면서 동시에 페로가 일을 구할 때 책임을 다하려는 각오로 외치는 구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시 직업의 세계는 생각만큼 녹록하지 않습니다. 어떤 곳은 자리가 없고, 어떤 곳은 페로의 의지만큼 잘 되지 않습니다. 또 어떤 곳은 페로가 지닌 역량이 일에 적합하지 않고요. 어디 페로뿐일까요? 사람들 역시 생계를 위해 일하는 현장은 늘 치열하면서도 실수와 안타까움의 연속입니다. 페로의 직업 여행을 통해, 일하는 사람들의 애로와 피곤까지 엿볼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일에 도전하지만 어설프게 성공하지 못하자, 페로는 좌절감에 울면서 먼 바닷가까지 걸어갑니다. 거기서 페로는 흔들리는 다시마를 바라보다 피곤에 지쳐 잠들고 맙니다. 한숨 자고 다시 일어난 페로, 다시마 일하는 아주머니에게 건네는 첫 마디 역시 ‘맡겨 주세요.’입니다. 아파도 오뚜기처럼 일어나 일하러 나가는 우리 어른들 모습과 왠지 애잔하게 닮았으면서, 그만큼 엄마에게 목걸이를 선물해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은근한 이야기 재미와 친근한 판화 그림

    자, 그러면 엄마의 목걸이를 사기 위한, 페로의 일자리 찾기는 실패로 끝났을까요? 반려견 페로의 직업 여행은 아쉽게도 실패한 듯 보입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엄마에게 목걸이 선물하는 일은 실패하지 않았습니다. 일해서 번 돈으로 산 목걸이보다 더 값지고 귀한 목걸이를 마련하게 되니까요.

    이야기는 반려견 페로가 사람처럼 일자리를 찾아 다니다가 다시 본연의 반려견으로 되돌아오는 것으로 끝을 맺습니다. 작가는 마치 판타지처럼 반려견을 의인화해서 다양한 직업을 체험하게 한 뒤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함으로써 이야기에 개연성을 부여합니다. 그럼에도 실패했다는 상실감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목걸이를 사는 대신 새로운 방법으로 목걸이를 선물할 수 있게 되어서입니다. 작가는 일자리 찾기에 실패한 페로가 낙담했을 때, 생각지 못한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줌으로써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끼게 해 줍니다.

    페로의 직업 여행은 대단하고 완벽하고 왁자지껄하지 않습니다. 잔잔하면서도 조금은 어설프고 엉뚱해서 슬며시 미소가 지어집니다. 거기다 동판화로 작업한 그림은 평면적이면서도 단순하고 친근합니다. 글의 흐름에 맞춰 장면 별로 나누어 표현되어서 흐름을 놓치지 않고 재미나게 읽도록 도와 줍니다.
그림작가 정보
  • 히카쓰 도모미
  • 일본 나가노현에서 태어났다. 다마미술대학을 졸업한 후, 동판화 작업을 시작했다. 이후, 동판화가로서 활약하면서 최근에는 유화 작업도 활발하게 발표하고 있다. 『오늘은 마라카스의 날』로 그림책 작가로 데뷔하였고, 『후와후와 씨와 뜨개 모자』, 『오늘은 파티의 날』을 연이어 발표하였다. 첫 그림책 『오늘은 마라카스의 날』로 2014년 제19회 일본 그림책상 대상을 받았다.  

번역가 정보
  • 김윤정
  • 대학에서 일어일문학을 전공한 후, 출판사에서 어린이 책 만드는 일을 했다. 지금은 외국에서 출간되는 좋은 어린이 책을 소개하며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다.『유치원 버스 아저씨의 비밀』,『시계의 여행』,『너는 무슨 풀이니?』,『발겨! 우리 학교 이곳저곳』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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