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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내용
    고개 숙인 채 작아진 몸과 마음을 일으키고 채워주는 시간, 도토리시간

    자신이 작아지는 기분이 드는 날은 아이든 어른이든 누구나 있을 거예요. 『도토리시간』은 그런 날에 마음만이 아니라 몸까지 작아진 주인공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몸이 작아지자, ‘여행을 떠날 시간’이라고 말하는 주인공은 거친 계곡으로 변한 빵들과, 희미한 숲속이 된 책의 더미를 지나갑니다. 그리고 더 이상 귀에 들어오지 않아 소란스러운 음악의 들판을 가로지르고, 지난 시간에 대한 기억을 뒤로한 채 함께 어울렸던 고양이를 넘어 목적지에 다다랐습니다. 주인공의 부름에 액자 속 다람쥐는 도토리시간으로 이끄는 그의 꼬리를 액자 밖으로 길게 내어 줍니다. 일상의 모든 것들을 떠나 도토리 안에 들어온 주인공은 뒹굴거리며 혼자만의 빈 시간을 고요히 누립니다. 그 안에서 마주하는 나무와 말과 하늘 등의 자연은 주인공에게 고개를 다시 들 수 있는 힘을 채워줍니다. 심심함을 느낄 만큼 감정의 여유를 되찾은 주인공은 도토리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다른 도토리시간들이 끝나기를 기다리다 함께 하늘을 바라봅니다.
    출판사 리뷰
    ‘아주 힘든 날이면 나는 작아져’

    누구에게나 있는 보통의 힘든 날,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쉬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혼자 작업실에서 창 밖을 바라보며 앉아있었음에도 머릿속에는 더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습니다. 그렇게 오래도록 창문 밖 초록의 풀들을 바라보던 어느 날 도토리시간의 원고를 공책에 적었습니다.

    꽤 오랜 시간 동안 이 책의 그림을 그리며 마음이 답답했던 날, 때로는 가만히 자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사실을 예전보다 깊게 배우게 되었습니다. 첫 그림책 『어느 날 아침』의 그림을 그리던 시절, 늦은 밤 산책 중 흐르는 물의 냄새를 맡고 마음을 치유 받았던 때를 기억합니다. 길을 걷다가 마주치는 동물들의 눈을 보며 시간이 멈추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는 한 곳에 서서 지나가는 노을의 색을 오랫동안 바라봅니다. 이처럼 모두에게 종종 찾아오는 ‘도토리시간’이 삶을 살아내는 동안 작은 선물처럼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운 그림으로 건네주는 조용한 위로, 그리고 충만

    돌이켜보니 힘든 순간이면 불쑥불쑥 마음은 쪼그라들곤 했었습니다. 그때 그 마음이 펴지고 다시 커질 수 있도록 스스로에게 해준 것이 뭐가 있었나 생각해봅니다. 맛난 음식을 먹으며 잊으려 했고, 책 속에서 답을 찾으며 달래려 했던 것 같아요. 때론 음악도 들었고 친구도 만나 위로를 받으려 했고요. 그러나 이진희 작가는 힘든 마음을 작아진 몸으로 표현하고 이러한 일상의 위로가 아닌 도토리시간으로의 여행을 제안합니다. 작아진 주인공은 큰 세상에서 볼 때 상대적으로 더 작고 보잘것없지만 ‘도토리’의 공간에서는 그런 느낌이 아닌 것이지요. 도토리 안에서 누리는 조용한 심심함과 자연에 대한 응시는 주인공이 고개를 들어 별이 반짝이는 하늘을 바라볼 수 있게 이끌어 줍니다. 더불어, 하늘을 보는 마지막 장면은 고개를 떨구었던 첫 장면과 대구를 이루며 주인공의 작아진 마음과 몸이 달라졌음을 나타내고 있기도 합니다.

    꼴라주와 색연필 등을 통해 표현된 『도토리시간』의 그림은 그 자체만으로도 위로가 될 만큼 아름답습니다. 선 하나하나에 긴 시간의 정성과 아름다움의 겹을 더해 담아낸 이진희 작가의 그림과 텍스트에 담긴 의미를 시각적으로 재해석해낸 디자인의 조합은 물리적 요소로써 글과 그림이 그림책에서 서로를 더 빛나게 할 수 또 하나의 본보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림작가 정보
  • 성균관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참여해 [명륜동 고양이 스미스씨]를 명륜동 곳곳에 숨겨 두기도 했습니다. 2009년 CJ세계그림책상 일러스트레이터 부문에 선정된 작가는 아이와 어른, 동물들이 좋아하는 그림책을 만들고 싶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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