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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내용
    『나는 빨강이야』는 세상을 색깔로만 바라보는 ‘빨강이’와 세상을 모양으로만 바라보는 ‘네모’가 만나 자신의 편견과 틀을 부수고, 정체성을 확장해 가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단순하고 선명한 그림체가 지난 담백함과 세상을 더욱 넓은 관점으로 바라보도록 펼쳐 내는 깊이 있는 주제가 매력적인 그림책입니다
    출판사 리뷰
    색깔만 보는 빨강이, 도형만 보는 네모처럼
    우리도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있지 않나요?

    빨강이는 세상을 온통 ‘색깔’로만 보는 아이입니다. 케첩, 수박 주스, 핏방울, 입술은 각자 생김새나 성질이 전혀 다르지만, ‘빨간색’이라는 이유만으로 같은 무리 안에 묶여 있습니다. 빨강이는 새싹을 ‘초록이’로, 바다를 ‘파랑이’로 부릅니다. 빨강이는 모든 존재를 색깔로만 구분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빨강이 앞에 어느 날, 노랑이가 나타납니다. 빨강이는 노랑이를 제일 싫어하지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노랑이는 빨강이를 ‘네모’라고 부릅니다.

    “네모라니? 난 빨강이야, 이 노랑아!”
    “노랑이라고? 난 네모라고 해.” -본문 중에서

    정작 노랑이도 자신을 노랑이 아닌 네모라고 소개합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나는 빨강이야』를 보면 지금껏 자신이 빨강이라고만 주장했던 존재가 사실은 ‘네모’이기도 하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즉, 나는 ‘네모난 빨강’이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빨강이는 색깔이라는 편견에 갇혀 자신이 네모인 줄도 모르고 살아왔습니다. 네모 역시 모양에만 치우쳐 자신의 일부인 노란색을 알아채지 못했지요. 빨강이는 네모를, 네모는 빨강이를 쳐다보면서 내가 보는 게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동안 갖고 있던 편견을 벗자, 비로소 그 둘은 다양한 모양과 색깔이 두루 어우러진 조화로운 세상을 마주합니다.

    『나는 빨강이야』는 오로지 색깔, 그중에서도 ‘빨간색’만을 최고로 생각하던 빨강이가 편견을 없애고 점점 다른 존재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독자 역시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 등 색깔에만 집중하던 독서에서 벗어나 어느새 세모, 네모, 동그라미 등 ‘다양한 모양’까지 발견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습니다.

    내가 모르는 또 다른 모습이 있을까?
    내 안에 숨겨진 수많은 ‘나’를 찾아서!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나’는 ‘빨강’으로서의 정체성이 굉장히 뚜렷합니다. ‘빨간색은 으뜸이야!’라는 생각을 반영하듯 처음에 등장하는 나는 오로지 빨간색으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네모난 노랑을 만나 자신 역시 네모난 빨강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나는 ‘네모’라는 또 다른 정체성을 받아들입니다. 뒤이어 나는 “내가 모르는 또 다른 모습이 있을까? 난 어떤 빨강일까?”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합니다. 질문에 대답하듯 눈앞에 다양한 색깔과 모양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고, 이를 통해 나는 세상을 단순히 빨강 혹은 네모로만 정의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생각해 보면 『나는 빨강이야』 속 ‘나’ 역시도 한 가지 색, 한 가지 모양으로만 정의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빨간색이 조금 옅어질 때도 있고, 다른 색과 섞이거나 다른 색이 되고 싶을 때도 있기 때문이지요. 네모난 모양도 마찬가지입니다. 모서리가 깎여 동그라미가 되거나 꼭짓점이 사라져 세모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마침내 다양한 자신의 정체성에 눈뜬 나는 마지막 장면에서 다양한 색깔과 모양을 잔뜩 품은 ‘나’를 선보입니다. 다양한 색과 모양이 있어 세상이 아름답듯 내 안에 숨겨진 또 다른 내 모습을 발견했을 때 더 성숙하고 멋진 내가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어떤 색깔, 어떤 모양을 띈 사람일까요?

    책 속에서 ‘나는 빨강이야‘라는 문장이 총 두 번 나옵니다. 제목에서 한 번, 마지막 장면에서 한 번 나오지요. 책의 처음과 끝에 똑같은 문장이 쓰였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처음에 쓰인 문장과 마지막에 쓰인 문장이 전혀 다른 의미로 읽힙니다. 처음 문장에선 하나의 정체성(빨간색)만 고집하는 빨강이가 보였다면, 마지막 문장에선 다양한 내 모습들을 받아들이면서도 자신의 주된 정체성을 잃지 않은 빨강이가 보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다양한 정체성을 받아들이되 나를 나로서 있게 해 주는 고유한 정체성 역시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한층 성장한 빨강이는 우리에게 질문합니다. “넌 누구니?” 하고요. 질문 위에는 거울처럼 느껴지도록 제작된 은박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독자는 자신의 모습을 비춰 보며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빨강이처럼 나만의 색만 고집한 건 아닌지, 내 안에 숨겨진 다른 정체성은 무엇인지 등을 고민하며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값진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명쾌한 색깔과 모양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세계!

    『나는 빨강이야』는 네 가지의 모양과 색깔로만 이루어진 그림책으로, 단순하고 간결한 그림이 주는 담백한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습니다. 세모, 네모, 다섯모, 동그라미와 빨강, 노랑, 초록, 파랑과 같은 가장 기본적인 모양과 색깔은 복잡한 세계를 명쾌하게 바라보는 재미를 선물합니다. 빨간색 모양이 옹기종기 모여 입술을 만들거나 초록색 모양이 똘똘 뭉쳐 새싹을 표현하는 장면에선 단순하면서도 한껏 풍성해진 그림까지 맛볼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강렬한 모양과 색깔이 주는 시각적인 즐거움에 흠뻑 빠질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작가의 말]

    나만의 색을 갖고 싶었어요. 특별하고 멋지다 생각했거든요. 색이 진해질수록 남과는 다른 내가 된 듯했지만 그만큼 다른 색은 보지 못했어요. 사실 갖고 싶은 색도 계속 바뀌는 바람에 나만의 색을 만든다는 게 무의미하더라고요. 지금은 어떤 색과도 어울릴 수 있게끔 투명해지려고 해요.
그림작가 정보
  • 물기둥
  • 2008년 [노란 손수건]을 시작으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이며, 2016년 ‘제5회 앤서니 브라운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그림책 『어디 갔어』를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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