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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내용
    춤추고 싶은 하루

    아기 하마 하루는 감수성이 풍부하고, 섬세한 남자아이예요. 잘 웃고, 잘 울고, 춤추는 것도 좋아해요. 하지만 엄마와 아빠는 이런 하루가 못마땅했어요. 남자답게 씩씩하지 않고, 힘도 세지 않다고요. 그래서 체육관에서 운동을 시키고, 힘자랑 대회까지 나가게 했어요. 하루는 운동 말고 춤추고 싶었지만, 차마 자신 있게 얘기를 못 했어요. 그저 부모님의 기대대로 ‘남자답게’ 행동하려고 노력할 뿐이었죠.

    마침내 힘자랑 대회가 열리고 예상대로 하루의 성적은 형편없었어요. 하지만 하루는 실망도, 낙담도 하지 않았어요. 그저 홀가분한 마음으로 춤을 추며 그 동안의 스트레스를 풀었죠. 다음 날, 체육관에 가라는 아빠와 엄마에게 당당히 자신의 춤을 보여 주었답니다. 과연 하루가 훨훨 춤추며 날아오를 수 있을까요?
    출판사 리뷰
    ‘남자답게’ 말고 ‘나답게’

    우리는 때로 자기 주관보다는 ‘~답게’라는 틀에 사로잡혀 생활할 때가 많습니다. ‘남자답게, 여자답게, 아이답게, 학생답게 ……’ 수많은 고정관념에 얽매여 소신대로 행동하지 못하는 것이죠. 특히 남자다움이나 여자다움에 대한 오래된 성 고정관념은 자칫 이 틀에 맞지 않는 사람을 뭔가 부족하거나 못난 사람으로 생각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여자답지 못하게 덤벙거리네!’라든지, ‘남자답지 못하게 나약하구나!’ 같은 말로 평가를 내리며 상처를 주기도 하니까요.

    이 책의 주인공 하루는 소질이나 흥미나 재능과 상관없이, 부모님의 ‘남자답게’라는 시선에 맞춰 끌려 다니는 남자아이입니다. 편향된 시각으로 남자다움을 정의 내린 부모님은, 하루에게 항상 강하고 씩씩해야 하며 다른 사람 앞에서 눈물을 흘려선 안 된다고 강요합니다.
    하지만 하루는 부모님의 기대와는 좀 다릅니다.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감정 표현에 솔직하며, 섬세한 성격이었거든요. 실수로 밟은 민들레한테도 사과할 만큼 아주 여리고 순한 아이였죠. 부모님은 이런 하루의 성격을 고쳐 주려고 체육관에 보내 운동을 시킵니다. 하지만 하루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은 운동이 아니라 춤이었습니다. 어떤 구속도 받지 않고, 자유롭고 아름답게 움직이는 게 좋았으니까요.

    부모님은 하루의 마음은 전혀 알지 못한 채 그저 더 강해지라고만 합니다. 마지못해 부모님을 따르던 하루가 어느 날 용기를 냅니다. 그날은 바람이 살랑 불어와 하루의 마음을 한껏 들뜨게 만들어 준 하루였습니다. 하루는 엄마와 아빠 앞에서 맘껏 춤솜씨를 뽐내는데요……. 이건 하루가 더 이상 ‘남자다움에 갇히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흔히 젠더 교육이라고 하면, 남성에 비해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 여성의 이야기가 곧잘 언급되곤 합니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남성 역시 전통적인 남성관에 갇혀 억압당하기도 합니다. 전통적 성 고정관념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표현하지도 못하고, 하고 싶은 일도 맘껏 하지 못한 채 남자답기 위해 자기 욕구를 억누르니까요. 억지로 강하고 센 이미지에 자신을 꿰맞추기도 하고요.
    이 책은 남자다움이나 여자다움을 넘어서 ‘나다움’을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아기 하마 하루의 이야기를 통해, 나는 과연 주변의 시선이나 강요, 억압에서 벗어나 내 모습대로 자유롭게, 주관적으로 살고 있는지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강압’

    하루가 하루답게 지내지 못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부모님입니다. 하루의 소질이나 흥미를 파악하기에 앞서 자신들이 생각하는 남자다움을 강요하며 주입하기에 바빴습니다. 소심한 성격의 하루는 이런 강한 부모님 앞에서 늘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고요.
    하루는 운동 대신 맘껏 춤추고 싶었지만, 부모님을 거역할 수 없어 체육관에 다녔습니다. 심지어 전혀 관심도 없는 힘자랑 대회까지 나갔지요. 하루는 세상에서 아무도 자기를 이해해 주지 않는 것 같아서 너무 슬프고 외로웠습니다. 부모님이 조금만 가까이 하루를 있는 그대로 살펴봤더라면, 아니 하루가 하고 싶은 걸 물어봤더라면, 참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하루는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부모님이 무척이나 야속하게 느껴졌을 듯합니다.

    혹시 우리 부모님은 이렇지 않을까요? 이미 마음속에 원하는 인재상이나 목표를 정한 뒤 아이의 의사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몰아붙이는 모습이요. 아이는 뛰어놀고 싶은데 엉덩이 붙이고 공부하라고 강요하거나, 아이는 힙합 음악이 좋은데 우아한 클래식을 배우라고 한다든지요. 그러면서 ‘널 위해 그러는 거야.’ 이렇게 당당하게 강요하지는 않는지요?

    이 책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부모님의 강요와 억압에 대한 모습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의 모습이 마냥 강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하루가 춤을 펼쳐 보인 날, 부모님은 하루가 잠든 뒤에도 밤늦게까지 하루의 진로를 걱정하며 고민하고 대화하니까요. 이 장면을 보면서 아이들은 부모님이 비록 내 마음을 잘 알지는 못했지만, 내가 미워서 그런 건 아니라는 위로를 받을 것입니다. 이어서 자기 주도로 하고 싶은 일을 표현했을 때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편이 바로 부모님이라는 것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사랑의 이름으로 강요하기보다는 이해하고, 살펴보고, 대화하라고 이 책은 부모님께 조언합니다. 그래서 이 그림책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보아야 하는 책입니다.

    심리 흐름을 살린 판화와 컴퓨터 그래픽의 결합

    이 책의 주인공 하루는 하얗고 포동포동하고 순한 아기 하마로 너무나 사랑스럽습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하루의 심리를 따라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에 하루의 표정과 동작에 집중될 수 있도록 매 장면을 구성했습니다. 주인공의 감정선에 따라 장면별로 주조색을 두어서, 책을 펼치는 독자가 색감만으로도 주인공의 심리를 직관적으로 인지하도록 했습니다.
    이 책에는 하루와 여동생인 하리 외에 다른 인물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등장하지 않습니다. 강압적인 엄마와 아빠마저 그림자로만 보여 주어서 구체성보다는 대표성을 띠면서 상징적으로 느껴지도록 했습니다. 이 역시 주인공인 하루의 심리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작가의 의도입니다.

    장순녀 작가는 따뜻하고 포근하면서도 강렬한 이미지 표현을 위해 손그림으로 캐릭터를 그린 뒤에, 드라이포인트 판화 기법과 컴퓨터 그래픽 기법을 병행한 혼합 기법으로 배경을 완성했습니다. 특히 엄마와 아빠가 하루를 가운데 두고 강압적으로 말하는 장면은 판화에서 가는 선을 여럿 겹쳐서 배경을 표현함으로써, 말이 주는 무거움과 날카로움을 나타냈습니다. 하루가 실수로 민들레를 밝고 슬퍼하는 장면이나, 하고 싶은 것을 말하지 못해 화장실에서 슬퍼하는 장면에는 판화의 거친 질감을 넣어 요동 치는 감정 변화를 표현했고요.
    작가는 묵직한 주제를 무겁고 우울하게만 그리지 않았습니다. 귀엽게 의인화된 아기 하마의 이야기로 그려 냄으로써, 한 발 떨어져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편안하게 받아들이도록 해 줍니다.
그림작가 정보
  • 장순녀
  • 대학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하고 김서정 동화아카데미에서 어린이 문학을 공부했다. 어릴 적 꿈대로 책 만드는 사람이 되어 즐겁게 그리고 있다. 쓰고 그린 책으로 『새 친구가 생겼어요』, 『아기곰 차크의 사과나무』가 있으며 『사막의 꼬마농부』 등에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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