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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내용
    무엇이 나무의 참모습일까?

    우리가 보는 나무의 모습은 어떤가요? 가만 생각해 보면 사람들은 대개 꽃과 잎과 열매에 눈길을 줍니다. 그 싱그러움과 아름다움, 향긋함과 달콤함이라면 그럴 만도 하지요. 허나 그것들은 때가 되면 떠나고 말 것들. 서리 지고 눈 내리는 겨울이 와도 제 자리 제 모습을 지키는 것은 결국, 꽃과 잎과 열매 뒤에서 그것들을 내고 받치고 키우던 가지와 줄기와 뿌리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무는, 꽃도 잎도 열매도 떠나보내고 그 자체로 남은 ‘겨울, 나무’가 비로소 ‘나무로서 나무’인 것이지요. 이 그림책은 바로 그 나무의 참모습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출판사 리뷰
    꽃 핀 적엔 보지 못했네

    아마도 겨울 아침 거리를 걷다가 문득 어느 나무 앞에 멈춰 섰을 화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꽃 핀 적엔 보지 못했네 / 꽃 잔치 받치던 잔가지들 // 잎 난 적엔 보지 못했네 / 뻗으려 애쓰던 가지의 끝들 // 굳건하던 줄기와 억센 뿌리들 // 단풍 들고 낙엽 지고 서리 내리고 / 꽃도 잎도 열매도 떠난 / 겨울, 지금에야 나는 보았네”

    화려하고 싱그러운 것들에 취해 보지 못하던 가지와 줄기와 뿌리가 그것들 지고 난 지금에야 눈에 들어온 것이지요. 그리고 그것들을 내고 받치느라 겪어야 했던 고통의 흔적들...

    “푸르던 그늘 아래 벌레 먹은 자리들 / 가지를 잃은 상처들 / 상처마다 무심한 딱정이들 // 얼마나 줄기를 올려야 하나 / 어디쯤 가지를 나눠야 할까 / 머뭇거리던 시간들 // 견디다 견디다 살갗에 새긴 깊은 주름들”

    비로소 꽃도 잎도 열매도 아닌

    그제야 화자는 깨닫습니다. 바로 그것, 꽃과 잎과 열매 뒤에서 벌레 먹고 상처 나고 딱정이 앉은 몸뚱이, 아무렇지 않은 듯하였으나 말없이 번민하던 흔적을 살갗에 깊이 새긴, 주름진 그 몸뚱이가 바로 나무라는 것을. 그러고 나니 이제 볼 수 있습니다.

    “비로소 꽃도 잎도 열매도 아닌 / 저 나무가 햇살에 빛나는 것을 // 조용히 웃고 서 있는 것을”

    화자가 깨닫자 보게 된 것, 비로소 다른 무엇 아닌 제 자신으로서 빛나던 것이 단지 겨울나무뿐이었을까요? 그 아침, 나무가 서 있는 거리에서 그가 정말로 만난 것은 나무에 비친 어떤 사람 - 누군가를 또는 무언가를 내거나 받치거나 키우거나 지키느라 그것들에 가리어져 있다가, 비로소 제 모습을 되찾은 ‘겨울나무 같은 사람’이었을 겁니다.

    그 사람이 어찌 자식들 다 키워내고 홀가분해진 나이 든 이들이기만 할까요. 자기를 가장 자기답게 하는 기본 - 줄기와 가지, 그리고 뿌리에 충실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일 테지요. 그러니 ‘겨울, 나무’는 바로, 당신의 어떤 모습입니다.
그림작가 정보
  • 정유정
  • 이 책을 쓰고 그린 정유정은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세종대학교 회화과에서 동양화를 공부했다. 이화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미술교육학을 공부하고 그 뒤 10년 동안 어린이 미술 지도를 했다. 지금은 시골에서 텃밭에 오이와 상추를 심어 먹고, 점점 넓어지는 딸기 밭에서 딸기도 따 먹으며 그림책을 만들고 있다. 지은 책으로 《오리가 한 마리 있었어요》(2001, 보림)가 있고, 《고사리 손 요리책》(1995, 길벗어린이), 《바위나리와 아기별》(1998, 길벗어린이), 《뭐야 뭐야?―식물》(2004, 사계절) 들에 그림을 그렸다.
글작가 정보
  • 김장성
  • 산과 노래와 그림을 사랑하는 아저씨입니다. 그림책이 좋아서, 그림책을 쓰고 만들고 펴내는 일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2013년 고양 아람누리에서 열린 ‘신화와 전설’전에서 백성민 선생님이 그린 ‘호랑이와 효자’ 이야기 그림들을 보고 한눈에 반해 이 그림책의 글을 썼습니다. 전통사회의 수직적인 도덕윤리로 여겨지는 ‘효’가, 부모와 자식 간의 따뜻한 사랑과 정성어린 배려로 다시 해석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씨름》 《나무 하나에》 《골목에서 소리가 난다》 《까치 아빠》 《가슴 뭉클한 옛날이야기》 등 여러 그림책과 어린이책의 글을 썼으며, 《민들레는 민들레》(오현경 그림)로 2015년 볼로냐 라가치상(논픽션 스페셜 멘션)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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