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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내용
    세계에서 사랑받는 작가 이와사키 치히로의
    진심이 담긴 대표작

    “일본 그림책의 보물”이라 불리는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책 시리즈의 다섯 번째 권 『작은 새가 온 날』(미디어창비)이 출간되었다. 『창가의 토토』 삽화로도 널리 알려진 이와사키 치히로는 수묵화와 하이쿠 작법을 통해 일본 그림책의 새로운 장을 열어젖혔다. 이 책은 어린이의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탐구하는 데 몰두해 온 그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걸작이자, 특유의 빼어난 관찰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간결한 터치로 인물의 섬세한 감정선을 전달하는 그만의 독보적인 표현력이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출판사 리뷰
    친구의 외로움을 이해하는 어린이

    책의 첫 장면은 돌아앉은 아이의 뒷모습으로 시작한다. 엄마는 바쁘고, 오늘따라 웬일인지 단짝 곰돌이마저 아무 말이 없다. 금붕어까지 사라져 세상에 홀로 남겨진 듯 쓸쓸한 아이는 그제야 사실은 작은 새가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직이 털어놓는다. 아이는 작은 새가 곁에 와 준다는 상상만으로도 벌써 기쁘다. 작은 새들의 노랫소리에 귀 기울이던 아이는 모자로 새를 잡으려는 다른 아이를 보고, 자신은 새를 잡지 않겠노라 다짐한다. 다행히 아이의 창가로 노래하는 작은 새가 찾아오지만, 새의 눈길을 자꾸만 저 밖으로 향한다. 작은 새는 집에 돌아가고 싶은 것이다.

    돌려받을 때 더욱 빛나는 마음

    아이는 작은 새의 눈길이 밖으로 쏠리는 이유가 외로움 탓이라는 것을 금세 알아차린다. 그건 누구보다 그 자신이 외롭기 때문이다. 아이는 그토록 기다렸던 친구를 제 손으로 집에 돌려보내 준다. 자신의 외로움만을 앞세우지 않고, 자신에게 소중한 존재의 외로움을 먼저 위로한다. 작은 새를 떠나 보낼 수 있는 건, 아이가 남다르게 씩씩하거나,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서가 아니다. 아이는 여전히 작고 외롭다. 그러나 바로 그 여린 마음을 딛고 자신보다 더 외로운 존재를 생각하는 용기를 낸 것이기에 이 선택은 더욱 값지다.
    이와사키 치히로의 그림책에서 혼자 남겨진 어린이의 고독이라는 테마는 되풀이된다.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도 그는 어김없이 아이의 텅 빈 마음을 채워 줄 선물을 준비해 두었다. 아이는 작은 새와의 만남을 통해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먼저 내어 준 후에 돌려받을 때의 기쁨을 배운다. 우리는 이 지극한 기쁨을 다른 말로 ‘우정’이라고 부른다.

    치히로 작품 세계의 정수가 담긴 걸작

    이와사키 치히로는 평생 어린이를 위한 책을 만드는 데 전념한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지만,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있어 그만큼 중요한 또 하나의 사실은 그가 책의 독자가 어린이라고 해서 내용이나 표현에 미리 제한을 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작은 새가 온 날』 역시 그의 여느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어린이가 겪을 법한 일상적인 에피소드를 통해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동시에 그 안에 평생을 간직해도 좋을 가치들을 숨겨 두었다.

    작은 새의 노랫소리가 아름답다고 있는 그대로 감탄하는 것, 더불어 그 아름다움을 혼자서만 독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와 함께 나누는 모습은 예술을 사랑하는 태도의 가장 꾸밈없는 원형이다. 그런가 하면 자신의 바람보다 자신이 아끼는 이의 바람을 소중히 여기고, 그를 위해 자신의 바람을 기꺼이 단념하기까지 하는 모습은 때로 어른조차 잊곤 하는 성숙한 사랑의 자세이기도 하다.

    거장의 붓끝에서 드러나는 어린이의 다채로운 감정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책의 특징으로는 흔히 수묵화와 하이쿠 작법의 결합이 첫손에 꼽힌다. 『작은 새가 온 날』은 그의 작품 중에서도 두 기법의 백미가 담긴 책이다. 그는 이미 1960년대에 화가로서는 파격적으로, 그리지 않음으로써 독자를 더 넓은 상상의 세계로 초대하는 것을 자신의 목표로 삼았다. 그림뿐 아니라 문장에서도 시적인 언어로 어린이의 감수성과 상상력을 일깨우고자 했다. 작고 동그란 두 개의 까만 점만으로 어린이의 눈동자 속에 담긴 변화무쌍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 낸 손길은 과연 거장답다.

    [작가의 말]

    시코샤에서 펴낸 내 그림책도, 이것으로 벌써 네 권이 되었습니다. 한 권씩 점점 책임을 느껴서 이리저리 궁리하는 것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인지 어쩐지 피곤해져서 교토와 나라로 2박 3일 여행을 떠났습니다.

    하세데라의 벚나무는 절반이 채 못 되게 꽃이 피고, 따스한 봄 햇살 아래 산의 밭둑이나 마을을 걸으면서 이렇게 자유로운 한때를 얼마나 전부터 꿈꿔 왔을까 생각했습니다. 훌쩍 전차를 타자 앞에 꼭 도미에(Honore Daumier)의 그림처럼 저마다 재미난 표정(생김새가 못났다는 뜻은 아닙니다)을 한 사람들이 나란히 앉아 있습니다.

    저마다의 얼굴에 그 사람의 지금까지 삶이나 성격이 배어 나와서 인간 세상에서 살아가는 서글픔이 넘치는데, 지금의 나와는 아무 상관 없이 그저 화면 속 인물입니다. 밝은 봄 햇살 아래 전차는 나마저도 그림 가운데 한 인물로 담고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다시 도쿄, 여전히 바쁜 생활로 돌아왔습니다. 간사이에서 보낸 사흘 동안의 여행은 벌써 추억이 되었습니다. (1972년)

    _이와사키 치히로
그림작가 정보
  • 이와사키 치히로
  • 어린이를 평생의 작품 테마로 삼아 따뜻한 인간 감성과 동심을 표현한 이와사키 치히로는 생전에 반전 반핵운동에 앞장서서 실현하려고 애쓴 한편, 그 순수와 투명성으로 전쟁이 만들어 놓은 왜곡된 진실들을 전세계에 알리고자 분투한 그림책 작가겸 일러스트레이터이다. 별도의 스케치 작업 없이 언제나 양손으로 붓을 집어들었던 그녀는, 1974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그래픽상(《작은 새가 온 날》)을 비롯해, 라이프치히 국제도서전 일러스트상(《전쟁터의 아이들》), 산케이 아동출판문화상, 소학관 아동문학상, 문부대신상 등을 수상하며 ‘어린이처럼 투명한 수채화의 작가’라는 명성과 함께 전 인류에 문학적 교감을 이루어냈다. 이와사키 치히로가 세상을 떠난 지 3년 뒤인 1977년, 동양에서는 유일한 그림작가의 박물관인 도쿄의 치히로 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현재 유니세프 친선대사이자 《창가의 토토》의 저자인 구로야나기 테츠코가 미술관장으로 있는 이곳에는, 8,500여 점에 이르는 치히로의 그림들이 소장되어 있다. 그리고 1997년에는 나가노의 아즈미노에 또 하나의 치히로 미술관이 개관하였는데, 이 곳에는 치히로가 생전에 좋아했던 케테 콜비츠의 작품을 비롯하여 세계 유명 그림책 작가들의 원화를 연대별로 구성한 그림책 역사관이 설치되어 있다.
번역가 정보
  • 엄혜숙
  •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릴 때부터 책읽기를 좋아했습니다.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공부했습니다. 지금은 인하대학교에서 아동문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어린이 책을 기획하고 만들어 온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웅진과 비룡소의 편집장을 거쳐 프리랜서로 독립하였고 어린이 책 기획, 글쓰기, 번역하는 일 등을 하고 있습니다. 엮고 번역한 책으로는『개구리와 두꺼비가 함께』『개구리와 두꺼비의 하루하루』『개구리와 두꺼비의 사계절』『개구리와 두꺼비는 친구』『황새와 알락백로』『말이 너무 많아!』『개 한 마리 갖고 싶어요』『아기돼지와 민들레』『난 집을 나가 버릴 테야!』『이야기 이야기』『플로리안과 트랙터 막스』『어리석은 농부와 귀신들의 합창』『누구 때문일까?』『스탠리가 트럭을 몰고 나갔더니』『돼지가 주렁주렁』『존 버닝햄-나의 그림책 이야기』등이 있습니다. 쓴 책으로는『혼자 집을 보았어요』『누가 똑똑 창문을 두드리지?』『두껍아 두껍아!』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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