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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한 수채화로 그려진 밥 딜런의 평화 메시지 [이상희/한국일보 2017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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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그림책박물관
    2017-11-06
    조회수 : 1142

    미디어 : 한국일보

    원문 : http://hankookilbo.com/v/22670eaa3a034a43b7594a996878eeb7

    필자 : 이상희. 시인. 그림책 작가

    등록일 : 2017.10.26

    노벨문학상 발표 덕분에 서점가를 찾는 발길이 늘었다는 소식이다. 올해 수상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에 대한 인지도가 높기 때문이라지만, 과연 그럴까.

    지난해의 이변 덕분에 상당 기간 서구 중심적이고 지독히도 정치 편향적인 케케묵은 연례행사로 치부되었던 노벨문학상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크게 환기된 덕분이라 본다. 1930년대를 압도했던 영국의 천재 시인 딜런 토머스도 못 받았던 상이 싱어송라이터에게 주어진 사실, 딜런을 흠모해 밥 딜런으로 이름을 바꾼 그 수상자 로버트 앨런 지머맨은 정작 선약을 핑계로 12월의 시상식에 불참하는 바람에 한림원의 노여움을 산 해프닝, 그로부터 넉 달이 지난 올해 4월 1일 시상을 했지만 이조차 마침 스웨덴 스톡홀름 공연을 간 김에 공연장 근처 호텔에서 치른 비공개 방식이었다는 풍문 비슷한 뉴스는 지금껏 화제가 되고 있다. 내 주위 몇몇 시인들은 마음 상하거나 유쾌해 했는데, 가수들은 흐뭇했을까. 어찌 되었든 ‘과연 이번엔 어떤 파격이 이어질까’라는 문화예술계의 관심이야말로 의도했건 않았건 스웨덴 한림원이 얻은 근래 최고의 보상일 것이다.

    밥 딜런은 자신을 저항시인으로 호명하는 데 고개를 내젓지만, 원래 사랑가 아니면 민중가를 읊었던 중세 음유시인 기질 그대로 발화된 그의 노래들은 다양한 저항운동과 시위 현장의 클래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바람에 실려’, ‘바람만이 알고 있네’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등의 번역 및 번안곡으로 한때 금지된 저항 가요 목록에 들었던 ‘블로잉 인 더 윈드 (Blowin′ in the wind)’가 대표작, 21세 약관의 나이에 만들어 지금껏 널리 불리는 노래다운 노래이다. 그림책 ‘불어오는 바람 속에’는 바로 그 시적인 노래 가사를 텍스트로 삼아 존 무스가 큼직한 판형으로 구현한 수채화 그림책으로, ‘밥 딜런: 시가 된 노래들 1961-2012’(공저)를 펴낸 황유원 시인이 원 텍스트의 함의를 잘 살펴 군더더기 없이 번역했다.

    막 떠오른 해처럼 빨갛고 커다란 공을 안은 아이가 창가에 서있는 도입부 그림이 강렬하다. 아이는 무엇을 보고 있을까. 무스는 창문 위로 올라간 롤스크린의 갸웃이 들린 손잡이 고리와 연둣빛으로 그득한 녹음을 배경으로 날고 있는 종이비행기로 바람을 그리고, 어린 독자가 주인공 아이와 종이비행기를 쫓아 책장을 넘기도록 이끈다. 빨간 공을 든 아이, 빨간 풍선을 든 아이, 빨간 꽃을 든 아이, 빨간 배를 젓는 소녀와 함께 세상 곳곳 어디선가 누군가 끊임없이 띄운 종이비행기... 버림받고 상처입고 갇힌 자들이 길 위를 날고 바다 위를 날고 하늘 위로 날고 책의 마지막 장면까지 날고 날아 우리 마음으로 향한다. 철학적인 그림책 여러 권을 성공적으로 펴낸 화가의 탁월한 해석과 연출이 서늘하고도 아름답다. ‘얼마나 많이/하늘 위로 쏘아 올려야/ 포탄은 영영 사라지게 될까?…얼마나 많은 죽음을 겪어야/ 너무 많은 사람이 죽어버렸다는 걸 깨달을 수 있을까?’ 이 그림책을 거듭 보면서 음정과 박자에 얽매이지 않고 읊조리는 밥 딜런의 노래를 듣고 있자니 그런 생각이 든다. 이 노래는 세계 평화를 위한 주문이로구나, 이 그림책은 그를 위한 부적이구나, 라고. 모쪼록 이 그림책이 전쟁광들에게 전해지길.

    이상희 시인ㆍ그림책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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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지낸 가족들이 돌아간 저녁... 할머니의 썰렁한 밥상 지켜주는 메리 [ 김장성 / 한국일보 20171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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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그림책박물관
    2017-11-06
    조회수 : 1320

    미디어 : 한국일보

    원문 : http://hankookilbo.com/v/75267fcb87ef47c4bbe6c80f12ca3082

    필자 : 김장성. 그림책 작가, 출판인

    등록일 : 2017.11.02

     

    설날 아침, 모처럼 3대가 둘러앉은 밥상머리에서 할아버지가 말한다. “우린 소도 없고 닭도 없고 개도 없고.

     

    우리도 강생이 한 마리 키우자.” 아빠가 그 저녁으로 옆 동네 강아지 한 마리 데리고 왔다. “강생이는 빨간색이 좋은데.” “메리야, 인자 여가 느그 집이다.” 강아지를 맞이함에 할아버지는 뜬금이 없고 할머니는 주저함이 없다. 그날 밤늦도록 엄마 찾아 낑낑대던 메리, 시간 흘러 어느덧 다 자란 메리가 되었을 때, 뜬금없던 할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홀로 남은 할머니, 그 곁에 아무나 보고 짖지도 않고 꼬리를 흔들흔들 흔드는 순한 메리.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할아버지는 노망이 난 가운데도, 단지 소도 닭도 없어서 강생이 한 마리 키우자 한 게 아니었는지도. 그러고 보니 할머니 또한, 그저 다른 이름을 몰라서 강아지를 대뜸 메리라 불렀던 건 아니었겠다. 전에 키우던 개도 메리였고, 전전에 키우던 개도 메리였으니. 그뿐인가, 할머니네 동네 개들은 몽땅 이름이 메리다.

    봉숭아 핀 여름날, 그 많은 메리 가운데 할머니네 메리에게 떠돌이 수캐 하나 다녀가고, 얼마 뒤 메리는 새끼 세 마리를 낳는다. 아직 이름 없는 강아지 세 마리. 그래도 언놈이 언놈인지 다 아는 할머니는 놀러 온 옆 동네 할머니 외로운 눈치에 젤로 살가운 놈 하나 업혀 보내고, 배달 나온 슈퍼 집 할아버지 손수레에 젤로 기운 센 놈 하나 실려 보내고, 마지막 남은 한 마리는 마실 온 이웃 할매 손녀딸 품에 안겨 보낸다. 부모가 이혼하는 바람에 시골에 떠맡겨진 그 아이가 다리 하나 짧게 태어난 그 녀석에게서 당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그 밤, 잎 진 겨울나무에 희미한 눈발 고요히 내려앉는데, 새끼들 떠나보낸 슬픈 메리는 늦도록 눈 맞으며 낑낑거린다. 그래도 여전히 아무나 보고 짖지도 않고 꼬리를 흔들흔들 흔드는 순하디 순한 메리. 다시 할머니와 단둘만 남았다.  또 얼마큼 시간이 흘러 은행잎 노랗게 물든 한가위. 명절에나 한 번씩 찾아오는 자식들 우르르 왔다가 우르르 떠나간 뒤, 할머니 홀로 남아 진지를 잡숫는다. “혼자 사는데, 무슨 음식을 이래 많이 놓고 가나. 다 묵도 못하도록.” 그러면서도 갈비찜을 참 맛나게 자시던 할머니, 자꾸 창밖을 힐끔거리다가 끙! 상을 들고 마당으로 나가신다. “니도 추석이니까 많이 무라. 이게 그 비싼 한우갈비다.” 평상에 앉아 갈비토막을 건네는 할머니에게 메리는 제일 신나게 꼬리를 흔들흔들. 그렇게 시골마을에 황혼이 진다.

    북적대는 설날 아침 밥상에서 시작한 그림책이 할머니와 메리 단둘만 남은 추석날 저녁 밥상에서 끝났다. 흔하디 흔한 농촌 풍경. 젊은이들 죄다 도회로 떠난 휑한 마을을 노인들만 남아 지키고 있는 것이다. 강아지라면 그저 ‘메리’로 그만인 무던한 노인들, 헤어진 어미아비 자기들 편차고 떠맡긴 아이를 묵묵히 돌보는 순한 노인들. 거기 그 노인들처럼 무던하고 순한 ‘메리’라도 있어 쓸쓸함이 덜한데, 정이 없는 세월은 흘러만 갈 테니 할머니도 머잖아 세상을 뜨실 게다. 그러면, 메리는 누가 먹이고 시골집은 누가 지킬까?

    배경은 더없이 쓸쓸한 현실이지만, 이야기는 경쾌하게 다가와 따뜻하게 안긴다. 젊은 손길 닿지 않아 남루한 시골 풍경이 자잘한 세부까지 그대로건만, 그 풍경을 그려 낸 그림은 꼬질꼬질하면서도 따뜻하고 짠하게 아름답다. 그림이란 보는 대로 그리는 것이니, 작가가 그 풍경을 그리 본 덕분이리라. 그 따뜻한 눈길 보태지고 또 보태지고, 그 짠한 풍경 보여지고 또 보여지면 조금씩 나아지려나? 고향집 다시 떠들썩해지고, 이웃집 손녀딸 얼굴에 그늘 걷혀 더 밝고 명랑하고 씩씩해지려나? 메리가 흔들흔들 꼬리를 흔든다.

     

     

    김장성 그림책 작가ㆍ출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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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넘어짐으로써 그 시간들을 기억해 냈다면 [ 김장성 / 한국일보 201712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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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그림책박물관
    2018-01-15
    조회수 : 744

    미디어 : 한국일보

    원문 : http://hankookilbo.com/v/0b702de725d44130956dae3079831e22

    필자 : 김장성. 그림책 작가, 출판인

    등록일 : 2017.12.07

     

    곡절 끝에 수능이 끝났다. 지난 두어 주 난리라도 치른 듯하다. 올해엔 실제 난리가 났으니 더 그럴 만하나, 아이들의 열두 해가 오직 대입만을 위한 것이었다는 양 해마다 소란스레 몰아가고 몰려가는 분위기는 씁쓸하기만 하다.소란의 끄트머리에 그림책 한 권 집어 든다.

     

    스케이트를 신은 소녀가 빙판에 유려한 곡선을 그리고 있는 표지를 넘기면, 면지 위에 종이 한 장 펼쳐져 있고, 곱게 깎은 연필과 지우개 놓여 있다. 다음 장에 소녀가 다시 등장하자 흰 종이는 번듯한 아이스링크가 된다. 사뿐히 지쳐 나아가니, 궤적은 선이 되어 그림을 남긴다. 빙판을 달리는 소녀, 백지를 달리는 선. 오랫동안 기량을 닦은 듯 소녀가 그리는 그림은 날렵하고 매끄럽다. 빙글빙글 돌아가던 나선이 높고 낮은 음자리표로 변하더니, 지그재그로 리듬을 자아내다가 돌연 곧게 나아간다. 팽그르르 제자리를 돌다가, 어느새 동심원을 빠져 나와 숨을 고르며 힘을 모은다. 이윽고 때가 되었다는 듯 뛰어오르는 소녀, 솟구쳐 오르는 선! 공중에서 네 바퀴 반을 돌고 빙판 위로 내려앉는데, 아뿔싸! 중심을 잃어 엉덩방아를 찧고 만다. 그림 한 장 멋지게 그려내고 싶었던 열망이 깨진 탓일까. 소녀는 그리던 그림을 마구 구겨 버렸다. 구겨진 열망의 언저리에 흩어진 지우개가루와 닳은 연필이 쓸쓸하다. 거기까지인가?

     

    ‘아니! 이대로 끝낼 수는 없지!’ 책장을 넘기니 구겨 뭉쳤던 그림이 다시 펴져 있다. 소녀가 구김자국 남아 있는 빙판을 돌아보는데, 소년 하나 엉덩방아를 찧으며 미끄러져 들어온다. 아니, 하나가 아니다. 둘, 셋, 넷, 다섯... 소년과 소녀들이 넘어져서도 웃고 있다. 순간, 시간이 훌쩍 거슬러 올라간다. 유년시절의 노천 얼음판, 거기 작은 소녀와 소년들이 재잘대며 놀고 있다. 잘 타건 못 타건 그저 얼음을 지치는 것이 즐거웠던 아이들. 투박한 빙판 위에서 아이들은 얼마나 많이 넘어졌던가. 그러나 얼마나 많이 엉덩이를 털며 다시 일어났던가. 일어나 친구를 일으켜 세워 주고 어린 아우 손잡아 끌어 주며, 얼마나 신나게 깔깔댔던가. 친구의 허리를 붙잡고 다 함께 달려가던 기차놀이는 또 얼마나 즐거웠던가. ‘그래, 그 시간들이 나를 이만큼 자라게 했지.’ 그랬으니 소녀는 링크에 올라 제 나름의 그림을 그려 볼 수 있었을 게다. 결정적 순간에 엉덩방아를 찧었지만, 넘어짐으로써 그 시간들을 기억해 냈다면 실수는 실패가 아니다.

     

    비로소 마지막 장을 넘긴다. 뒷면지 위에 여러 장 그림이 포개져 있다. 어느새 연필은 짧아져 있고 지우개도 반쯤 닳았는데, 맨 윗장에 그려진 숲속의 얼음판이 소담하다. 소녀가 다시 일어나 그려 낸 것일까? 곧 성년이 될 소녀는 그 순수의 얼음판을, 예전처럼 그저 깔깔거리며 친구들과 더불어 달리고 싶은 걸까? 그리 되길 바라며 책장을 덮는다.

     

    다시 스산한 현실, 내 아이를 비롯한 많은 아이들이 빙판에 넘어져 의기소침해 있다. 그리던 그림을 구겨 내던진 아이들도 있을 터. 하지만 넘어진 김에 잠시 누워 숨을 고르고, 구겨버린 그림을 다시 펼쳐 찬찬히 들여다보길 권한다. 하여, 링크 위의 경연은 삶의 일부일 뿐이며 인생에는 고난도 점프보다 더 가치 있는 것들이 많다는 진실을 발견해 준다면 고맙기 그지없겠다.

     

    어른으로서 아이들 사는 세상 조금도 낫게 해 주지 못한 주제에, 넘어진 아이들에게 꼰대스런 당부만 늘어놓고 맺으려니 미안하다. 하물며, 넘어져 볼 기회조차 빼앗긴 세월호와 구의역과 제주 어느 공장의 아이들에게야 면목 없는 심정 어찌 말로 다하랴.

     

    김장성 그림책 작가ㆍ출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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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심 남녀에 보내는 응원 “새해에는 마음 조심하세요!” [ 소윤경 / 한국일보 20171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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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그림책박물관
    2018-01-15
    조회수 : 2369

    미디어 : 한국일보

    원문 : http://hankookilbo.com/v/d2cf5b6c1acb44d5bdb55fea8d9f1801

    필자 : 소윤경. 그림책 작가

    등록일 : 2017.12.28

     

    주변에 왜 이리 이상한 사람들이 많은 걸까? 어떻게 대처해야 서로 맘 편히 지낼 수 있을까? 벗어날 수 없는 굴레인 가족, 나를 표적 삼아 괴롭히는 직장상사, 시기와 질투로 뒤통수를 치는 내 오랜 친구... 세상은 무례한 사람들로 넘쳐난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조용히 맡은 일을 해내며,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소박한 삶을 바라지 않았던가.

     

    서점에는 자기계발서 외에도 현대인들의 다친 마음을 다독이기 위한 에세이와 지침서들이 수두룩하다. 성공을 위해 대인관계의 비법, 효율적인 시간 활용법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들이다. 목표를 정하고,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언젠가 꿈에 한걸음 더 다가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 무엇보다도 능동적이고 용감해지라고. 소심한 사람들은 타인들에게 휘둘리고, 상처받으며 성공하지 못한다고 역설한다.

     

    ‘마음 조심’의 주인공은 보통사람보다 조금 느리고, 잘 놀라는 소심한 소라게다. 알람 소리에 놀라 깬 주인공의 바쁜 출근길은 낯선 사람들과 차들로 혼잡한 거리를 나서는 것부터가 힘겹다. 어렵게 올라 탄 만원 지하철, 밀리고 밟히지 않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다보면 영혼마저 빠져나갈 지경이다. 운 좋게 바로 온 엘리베이터 앞에서는 보기 좋게 새치기를 당한다. 화도 못 내고 오히려 상대방을 최대한 이해해 보려 노력한다. 겨우 늦지 않게 도착한 사무실, 상사의 고함소리에 주눅 들고, 전화기너머 상대방은 목소리가 작은 걸 핑계 삼아 불같이 화를 낸다. 소라게는 당황하고 놀란 나머지 껍질 속으로 꽁꽁 움츠러든다. 직장 상사는 ‘그런 식으로 어떻게 사회생활을 하겠냐!’며 다그친다. 하지만 ‘그럴 때도 있는 거예요. 힘내요’라며 건네는 동료의 물 한 잔에 소라게는 겨우 다시 기운을 차린다.

     

    퇴근길에 비슷한 친구들인 거북이, 게, 달팽이, 조개를 만나 회포를 풀어본다. 대범한 척 으스대던 친구도 역시 어쩔 수 없는 소심한 녀석이다. 누구보다 서로를 잘 이해 할 수 있기에, 마음 조심하라고 인사를 나누며 헤어진다.

     

    ‘마음 조심’은 새로운 조형성이 돋보이는 그림책이다. 무심하게 표현한 일반 사람들과 달리 소라게, 달팽이, 고슴도치 같은 작은 동물들로 소심한 사람들을 분류했다. 만화적인 화면 구성은 상황을 생동감 넘치게 연출한다. 내용은 소심한 이들의 이야기지만 시각적으로는 리소프린트 같은 강렬한 형광색을 적절히 사용한 새롭고 과감한 그림책이다.

     

    인간의 역사와 문화를 발전시켜온 것은 걸출한 영웅이나 용감한 리더들의 힘만이 아니었다. 상식과 약속들을 지켜내는 조심스런 발걸음들이 쌓여 길이 되었다. 사람들 사이에는 예민한 더듬이가 엉키지 않도록 예의라는 적당한 거리감이 필요하다. 소심한 이들에겐 이 ‘적당함’이 산소처럼 너무나 절박하다.

     

    조용히 외쳐본다, 못 들으면 어쩔 수 없고.

    “새해에는 부디 마음조심들 하세요!”

     

    그림책 작가 소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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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타 할아버지는 왜 안 죽어? [ 최정선 / 한국일보 2017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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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그림책박물관
    2018-01-15
    조회수 : 1159

    미디어 : 한국일보

    원문 : http://hankookilbo.com/v/da62bed4276e4354a3aa48ad66fa5658

    필자 : 최정선. 어린이책 기획자

    등록일 : 2017.12. 14

     

    크리스마스는 어쩐지 겨울에 맞는 어린이날 같다. 크리스마스트리가 등장하고 꼬마전구들이 반짝이고 간간이 캐럴이 흘러나오면 아이들은 첫눈 맞은 강아지처럼 달뜬다. 초록, 빨강, 금빛, 은빛으로 꾸민 상점들, 부모 손에 매달려 재잘대는 아이들, 이리저리 북적대는 인파 속에서 한때는 아이였으나 더 이상 아이일 리 없는 이들도 슬그머니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 천진난만했던 시절,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미소 짓기도 하고 제 안에 꼭꼭 숨어 있던 아물지 않은 상처에 놀라기도 한다. 거리 곳곳에 대형 크리스마스트리가 들어섰다. 휘황한 조명에 눈이 부시다.

    “아빠, 산타 할아버지가 정말 있어?” 아이가 옷을 벗다 말고 묻는다. “그럼, 있지.” 함께 목욕을 하려던 참이다. 아빠는 벌써 욕조에 몸을 담갔는데 아이들은 꼼지락꼼지락, 서두르는 법이 없다. “굴뚝이 없어도 와? 문이 잠겨 있어도 들어 와?” “그럼.” 다행히 어떻게 들어 오냐고 묻진 않는다. “아이들이 뭘 갖고 싶어 하는지 어떻게 알아?” “왜 꼭 밤에 와?” 난이도가 높아졌다. 아이들이 뭘 갖고 싶어 하는지 아는 사람만 산타가 될 수 있다고, 감사 인사 듣기가 쑥스러워 밤에 몰래 오는 것 같다고, 아빠가 그럭저럭 괜찮은 대답을 내놓는다.

    “친구들이 그러는데, 산타 할아버지는 없대.” 누나는 만만치 않다. “왜 안 죽어? 옛날부터 있었잖아.” “어떻게 하룻밤에 전 세계를 다 돌 수 있어?” “그렇게 많은 선물을 어떻게 할 수 있는데?” 불똥이 엄마한테도 튀었다. 도와줄 친구들을 부르겠지, 아주 열심히 저금을 했겠지, 기부금도 많을 거야… 두 아이가 번갈아 강속구를 날리는데, 기특한 이 집 부모는 당황하지 않고 종주먹을 들이대지도 않고 조곤조곤 잘도 받아넘긴다.

    실감나는 대화 내용은 재기발랄한 그림으로 변신했다. 담백하고 기발하다. 아래쪽 자그마한 연보랏빛 색면엔 가느다란 펜으로 화자들을 오밀조밀 그려 넣었다. 좌우로 나뉘고 상하로 나뉜 공간, 네 장의 그림 속에서 엄마, 아빠와 아들, 딸, 다정한 네 식구가 목욕을 하고 이를 닦고 연하장을 쓰고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제 각각의 논리와 상상력을 동원하여 설전을 벌인다.

    두 아이가 입을 모아 결정타를 날린다. “왜 안 오는 집도 있어?” 말문이 막힌다. 아이들도 안다. 이 세상에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못 받는 아이들이 아주 많다는 사실을. 지금 유리창 밖에 성냥팔이 소녀가 서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어물거리는 부모에게 아이들이 쐐기를 박는다. “정말 있는 거 맞아?”

    산타 할아버지는 왜 모든 집에 가지 않을까. 아이들이 기뻐하는 걸 가장 좋아한다면서, 아이들이 행복하면 모두가 행복하다면서. 그나저나 산타 할아버지는 지금 얼마나 귀가 가려울까.

    최정선 어린이책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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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는 꼭 돌아와야 할 너의 집은 바로 이곳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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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그림책박물관
    2019-09-19
    조회수 : 157

    표지가 인상적입니다.
    '딜쿠샤'라는 생소한 단어 뿐 아니라 은행나무 아래 아스라이 추억이 겹겹이 쌓인 이미지의 전달이 아름답습니다.

    참 좋다. 그림작가 누구야? 낯선데...하며 작가프로필부터 들추어 보게 됩니다.

     

    이 그림책은 2017년 발행되었습니다. 

    2년전에 출간된 그림책을 다시 꺼내게 된 계기는 

    내가 어렸을 적 늘 오가던 사직터널 위에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가 쌓여왔다는 것이 참으로 신비롭게 다가왔었고,

    그래서 이 책의 주인공인 '딜쿠샤'가 2019년에 복원되어 일반인에게 오픈된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확인해보니 공사가 지연되는지 2020년에 오픈이 된다고 합니다.

     

    작가는 2005년 딜쿠샤를 만나자마자 첫눈에 매료되어 

    그때부터 딜쿠샤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해 왔다고 합니다.

    작가는 무엇에 그토록 매료가 되었을까요?

    저는 하나님을 전하는 사람들의 뜨거운 사랑에 가슴이 뛰었었고, 

    '그림책' 이라는 장르를 통해 매우 탁월하게 책을 만든 작가들이 멋져서 가슴이 뛰었습니다.


    1917년 미국인 앨버트 테일러와 영국인 메리 테일러 부부가 커다란 은행나무 옆에 집을 짓습니다.

    메리는 그 집에 '딜쿠샤' 라는 이름을 붙여 줍니다.
    산스크리트어로 '기쁜 마음의 궁전'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딜쿠샤의 발밑에 성경의 시편 127장 1절을 새겨 넣습니다.
     
    '건축가가 집을 지어도 하나님이 짓지 않으면 헛되고,
    파수꾼이 성을 지켜도 하나님이 지키지 않으면 헛되도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 부부가 어떠한 마음으로 기도를 드리며 이 말씀을 새겼는지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이 말씀이 지금까지 딜쿠샤를 지켜주었다고 믿습니다.
     
    앨버트와 메리에게 브루스라는 아들이 바로 1919년 2월 28일, 3.1운동 하루 전날 태어납니다.
    그리고 앨버트의 헌신으로 브루스 침대 밑에 숨겨진 3.1독립 선언서가
    전세계 신문에 한 글자도 빠지지 않고 실리게 됩니다.
     
    브루스가 스물한살이 되던 해,
    메리는 브루스를 불러 나지막히 속삭입니다.
    '브루스야, 네가 어디를 가더라도
    언젠가는 꼭 돌아와야 할 너의 집은 바로 이곳이란다."
    하지만 독립운동을 도왔던 테일러부부는 일본정부로부터 추방 명령을 받습니다.
    테일러 가족이 떠나고 딜쿠샤는 오랫동안 빈집으로 남아 있게 됩니다.
     
    1945년 대한민국이 독립한 후 1948년 가을 어느날, 
    메리가 홀로 돌아옵니다.
    메리는 텅빈 2층 창가에 서서 앨버트의 마지막 순간을 들려줍니다.
    "앨버트는 태평양 너머에 자기 나라가 있고, 자기 집이 있다고 늘 얘기 했단다.
    그러면서 만약 자기가 한국에 돌아가기 전에 죽거든 자기의 재를 한국 땅에 묻어 달라고 부탁했지.
    난 앨버트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어렵게 한국으로 떠나는 미국 군함을 얻어 탔어.
    그리고 저 아래 한강이 보이는 양화진 묘지에 앨버트를 묻었지."
    '딜쿠샤'는 홀로 기나긴 세월을 견디었습니다.
    2006년 찬바람이 매섭던 어느 가을 날, 
    꼬마 브루스가 여든 일곱살의 노인이 되어 돌아옵니다.
    브루스는 메리의 마지막 말을 들려주었습니다.
    "어머니는 이 집이 우리 가족의 희망의 궁전이 되길 바랐던 것처럼
    오래도록 한국인들의 희망의 안식처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씀하셨지."
     
    2016년 2월 28일
    살아있다면 브루스가 꼭 아흔 일곱살이 되는 날. 브루스의 생일인 그 날, 
    멀리 미국에서 브루스의 딸 제니퍼가 찾아옵니다.
    제니퍼의 손에는 작은 주머니가 들려 있습니다. 
    그것을 커다란 은행나무 밑동에 뿌리고는 조용히 기도를 했습니다.
     
    딜쿠샤는 모진 세월을 견디고 마침내 2017년 등록문화재 제687호로 공식 등록이 되어
    2020년 일반에게 공개가 된다고 합니다.
    딜쿠샤가 메리의 바램처럼 한국인들의 희망과 사랑의 안식처가 되어 
    다시 세상에 희망과 사랑을 전하는 통로가 되길 기도합니다.

    지금도 양화진 묘역에는 낯선 타국에 와서 목숨과 인생을 다 바치신 분들이 잠들어 있습니다.
    그 사랑과 헌신에 감사합니다.

      • 조회수 3758
    오늘도 아름다운 풍선을 남기는 하루, 아름다운 풍선을 간직하는 하루가 되길 바래봅니다.​
    별점 :
    작성자 : 그림책박물관
    2019-09-18
    조회수 : 158

    사람들이 간직한 추억을 풍선에 비유하여 구체화한 것이 그림책안에서 자연스럽게 다가옵니다.​

    부드러운 흑백의 연필 스케치와 다양한 칼라의 풍선 이미지가 따뜻하게 어우러지는 느낌입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알록달록한 추억의 풍선들을 가지고 살아가지요.

    우리의 주인공도 이젠 제법 꽤 많은 풍선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할아버지의 풍선이야기를 듣는 걸 아주 좋아하지요.
    내 나이도 이제는 아가씨보다는 할머니에 더 가까운 나이가 되는데...

    아이들과 따뜻하게 ​함께 이야기나누는 자애로운 할머니를 꿈꾸지만...

    여전히 나 바쁘다고 아이들과 멀리하는 나를 보며
    그림책속의 할아버지처럼 지혜롭고 자애롭고 따뜻한 할머니, 할어버지가 되는 것이 참으로 쉬운일은 아니구나 싶습니다.
    나에게 손주 손녀가 생길때 쯔음 되어야 아이들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질까요?


    은색 풍선은 할아버지와 손자와 함께 가지고 있는 추억의 풍선이었지요.

    그런데 요즘 할아버지의 풍선에 문제가 생겨서 어쩌다 풍선이 나무에 걸리거나 하면 할아버지는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곤 하십니다.

    어떤 때는 풍선 하나가 날라가 버리는데 눈치채지 못하시기도 하시구요.
    할아버지는 무심코 지나가버리는데... 손자가 할아버지의 풍선을 잡으려고 따라가는 장면은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할아버지의 풍선들은 점점 더 빠르게 날아가기 시작하고, 급기야 은색 풍선마저 날아가버립니다.
    손자는 은색 풍선이 보이지 않을 만큼 멀리 날아가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합니다.

    "왜 그 풍선을 날아가게 놔뒀어요?" 급기야 길가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리고 맙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의 풍선은 모두 사라지고 없었지요.

    늘 소년의 머리를 흩트리며 말씀하시던 할아버지께서 조용히 다가오시더니

    더이상 소년의 머리를 흩트리지 않으시며 말씀하십니다.

    "왜 울고 있니, 꼬마야? 울지 말거라."
    할아버지는 완전히 소년을 잊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부모님, 할머니, 할아버지가 그렇게 떠나가십니다.​

    그리고 저와 남편도 그렇게 아들과 손자와 세상과 작별하게 되겠지요.

    생각과 추억은 풍선이 떠나가듯 내게서 떠나가고 결국 육체만 남게 될때...
    남는 것은 내가 남겨놓은 풍선 뿐임을 다시 상기해봅니다.
    아름다운 풍선을 남겨주시고 가신 아빠와 시부모님을 기억해봅니다.
    오늘도 아름다운 풍선을 남기는 하루, 아름다운 풍선을 간직하는 하루가 되길 바래봅니다.​

    할아버지가 나눠주셨던 풍선은 사라진게 아니라 손자의 풍선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 아름답고 귀여운 소년은 할아버지의 무릎 위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할아버지께 새 풍선들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 조회수 2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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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려움의 끈을 잡아 당겨봐~~ 친구가 될 수 있을거야
    별점 :
    작성자 : 그림책박물관
    2019-09-16
    조회수 : 90

    알수없는 두려움에 대한 실체를 꽁꽁 숨겨두지 않고 만나보겠다고, 대면하겠다고 말하며 끈을 잡아 당깁니다. 

    막연히 두려워만 할게 아니라 당당히 실체를 마주하겠다고 결심을 합니다.

    용기가 필요한 순간입니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 두려움의 실체는 무시무시하게 과장되어 보일 뿐입니다.

    그렇다하더라도 때때로 두려움이 커지는 것을 막지는 못합니다.

    그래도 우린 서서히 친구가 되어갑니다.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기다릴 수 있게 되지요.
    "괜찮니?" "응, 괜찮아!"

     

      • 조회수 2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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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씩, 천천히,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별점 :
    작성자 : 그림책박물관
    2020-01-30
    조회수 : 783

    오퍼튜니티는 2003년 7월

    미국항공우주국 나사에서 태어난 

    화성탐사 로봇의 이름이다.

     

    오퍼튜니티는 달을 지나 자그마치 

    여섯 달 동안 우주를 날아 화성에 도착했다.

    “성공이다! 오퍼튜니티가 임무를 시작했다!”

    지구에서 들려오는 과학자들의 

    환호성이 울려 퍼진다. ​ 

    이 책은 탐사 기간 15년, 

    탐사 거리 45킬로미터,

    기대 수명을 60배나 뛰어넘는 기적의 탐사 로봇,

    오퍼튜니티가 남긴 감동의 기록이다.

     

    작가 이현은 오퍼튜니티가 겪은 

    15년간의 행적을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담담하게 전해준다.

    오퍼튜니티의 마음으로 쓰여진 독백의 글과

    최경식 작가의 섬세한 그림은 

    달처럼 신비하고 광대하다.

     

    그래도 괜찮다.

    조금씩, 천천히,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나는 태양 전지판을 활짝 펼치고 

    태양빛을 받아들인다. 

    기다란 목을 바로 세우고 

    카메라 렌즈를 활짝 연다.

    지평선까지 탁 트인 붉은 벌판.

    흙먼지가 자욱한 화성의 붉은 땅에

    두 줄기 바퀴 자국이 뚜렷하다.

    내가 지나온 길이다.

    지구의 누구도 와 보지 못한 길,

    어쩌면 우주의 그 누구도 와 보지 못한 길,

    내가 만든 길, 나의 길,

    나는 화성탐사 로봇 오퍼튜니티,

    오늘도 나의 길을 간다.

     

    매일매일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을 

    묵묵히 감당해나가는 오퍼튜니티.

    삐릭삐릭~~ 기계음이 들릴 듯한 

    이 작은 고철덩이 오퍼튜니티가

    그토록 존엄한 존재로 다가온다.

     

    오퍼튜니티의 두려움이 나의 두려움이 되고,

    오퍼튜니티의 도전이 나의 도전처럼,

    오퍼튜니티의 위기가 

    나의 위기처럼 감정이입된다.

     

    원래 인간은 기계를 워낙 좋아하는 걸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왜 나에게 이리도 자연스럽게

    마치 생명체와 같은 감정이 생기는 걸까.

     

    앞으로 인공지능시대가 

    조금은 예견되는 느낌도 받는다.

    인간보다 더 충성되게 

    자기 일을 끝까지 완수하는 로봇.

    그런 로봇을 신뢰하고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내가 지금 핸드폰을 애정하고, 

    끝내주는 어플에 경도되는 것처럼....

     

    자율주행자동차나 비행기는 

    이미 실행의 단계에 와 있고,

    중국발 우한 폐렴도 인공지능이 

    미리 예고했다고 하지 않나.

    심지어 우리나라에 몇명의 중국인이 

    언제까지 들어올 것이라는 것도 예고했다고 한다.

    예약된 항공권을 기준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2018년 6월 10일.

    모래 폭풍에 뒤덮인 오퍼튜니티와 연락이 두절됐다.

    미국 항공 우주국에서 오퍼튜니티를 되살리기 위해

    하루 세번 모두 1000번의 신호를 보냈지만,

     

    2019년 2월 13일,

    오퍼튜니티는 아무런 대답 없이 

    모든 작동을 멈췄다.

     

    화성에서 견딜 수 있는 

    지구 시간 90일을 훨씬 넘어,

    15년의 탐사임무를 마쳤다.

     

    오퍼튜니티를 개발하고 

    임무가 종료할때까지

    함께 했을 연구원들의 마음도 느껴진다.

    이렇게 해서 인류는 발전의 발전을 

    거듭하며 나아간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위험도 없지만 발견도 없다.

    나는 화성 탐사 로봇 오퍼튜니티!

    조금씩, 천천히,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 조회수 877
    그림책 자세히보기
    그림책박물관 운영자 임해영입니다 ^^
    별점 :
    작성자 : 그림책박물관
    2020-06-04
    조회수 : 859
    작년에 대구교육박물관 관장님께 인터뷰 요청을 받았다. 그때 ‘그림책박물관’에 대한 내용이 영남일보에 소개되었는데, 이번에 한권의 책으로 묶여 나왔다. 미국 워싱턴 DC의 뉴지엄, 일본교토한자박물관, 미국시애들역사산업박물관, 호주맬버른빅토리아이민박물관, 캐나다오타와캐나다어린이박물관, 전남순천뿌리깊은나무박물관 등등… 특별하고 멋진 세계의  ‘박물관’들 사이에 건물도 없이, 온라인으로만 존재하는 ‘그림책박물관’을 알아봐주시고 외부에 알려주시고 이렇게 책에도 실어 주셨다. 
     
    나는 ‘그림책박물관’을 왜 운영하고 있을까? 수입이 있는 것도 아니고, 비즈니스 목표가 있는 것도 아니다. 목표가 있다면 한가지… 하나님께서 원하신다는 믿음뿐이다. 마음 주시는 대로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15여년의 시간을 보냈다. 인간적으로 보면 거창할 것 하나없는 초라한 것이지만, 오늘 해야할 작은 일에 집중하고 감사드린다.
     
    ✏️ 서문 ) 저자의 말 중에서… 
     
    지난 10년간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미국, 캐나다, 호주의 많은 박물관들을 돌아다녔다. 생각은 따로따로에다 마음은 콩밭에 있는 박물관들이 적지 않았다 하늘 아래 새것은 없겠지만, 앞으로 생겨날 박물관들은 전시관 곳곳에 드러나 보이는 ‘표절’의 흔적을 ‘벤치마킹’이라 무작정 무기거나 ‘왜곡’ 과 ‘오류’를 ‘재해석’이라 애써 꾸미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책으로 소개하는 36곳 박물관들은 만든 이의 의지와 지키는 이의 생각과 찾는 이의 마음이 삼합(三合)을 이루었다고 믿으며 무릎을 쳤던 곳이라 꼭 한번 방문을 권한다. ‘온고지신’, ‘법고창신’, ‘구본신참’이란 막연한 구호에만 그치지 않는 ‘신(新)’을 발견하게 될 거라고 믿는다. 
     
    그림책박물관을 소개하는 전문을 실어보려고 한다. 김정학 관장님께서 이렇게 작은 사이트를 전세계의 특별한 박물관들과 나란히 소개해주신 것은, 우연이 아니라 그 분의 안목에 닿을 수 있었던 ‘그림책박물관’만의 저력이 있다고 믿는다.
     
    ✏️ 박물관에서 무릎을 치다  ⑭ 
     
    ‘진심’이 통하는 그림들로 행복한 공간 
     
    누구나 살면서 그 무엇엔가 사로잡혔던 경험들이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그 매혹됨의 원인은 ‘얼마나 진심이 담겨 있는가’ 의 문제였을 거라 짐작한다. 그 진심에는 상상력과 인간미, 감동과 열정, 공감과 배려 같은 것이 것이 섞여 더욱 멋져 보이고 더욱 오랫동안 가슴에 남게 되지 않았을까. 오늘은 ‘진심’을 앞세워 사람의 마음을 열게 하는 공간을 찾아간다. 기발한 상상력보다는 그 마음을 지켜온 먹먹한 감동으로 우리의 등을 토닥여주는 그곳으로 가자. 
     
    누구에게나 큰 위안이 되는 온라인박물관 ‘그림책박물관’ 
     
    그림책은 우리가 태어나 처음 만나는 책이자 0세부터 100세까지 세상의 모든 어린이와 어른이를 위한 책이다. 그림책은 어린이가 경험하는 최초의 문학이자 연극적 경험이다. 세상모르게 천진하고, 어설프기 짝이 없고, 쉽게 상처받는 모든 마음들을 위한 책이다. 이런 그림책을 위한 ‘그림책박물관’을 만난다. 지니를 불러내 소원을 이루는 알라딘처럼, 토끼굴로 들어가 마법의 세상을 만나는 엘리스처럼 클릭만으로 엄청난 그림책을 만날 수 있는 온라인 뮤지엄, 이름도 그냥 ‘그림책박물관’이다. 세상의 그림책을 모두 가진 듯한 이런 자신감은 어디에서 왔을까? 
     
    💕 지금 한국은 세계의 그림책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나라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독자에게는 풍부한 그림책 정보를 제공하고 작가에게는 위대한 작품의 역사를 잇게 하고, 출판사에게는 더욱 수준 높은 그림책 제작을 위해 매진하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가진 ‘그림책박물관’이 되고자 합니다.💕 
     
    ‘’그림책박물관’ 임해영 관장의 당찬 선언이다. 나라 안팎에서 그 많은 그림책들을 모으고, 그림책을 만드는 이들을 다독이고, 그림책의 깊은 뜻을 전하려 읽어주고 멋진 그림을 보여주려 애쓰는, 게다가 이 모든 일을 혼자서 해내는 능력자이다. 이렇게 독자적인 장르로서의 ‘그림책’을 다루고, ‘그림책’이라는 장르를 발전시키기 위해 탄생한 이 박물관은 어느새 공공의 소중한 지적자산이 되었다. 최근 그림책이 어린이만을 위한 책이 아니라는 인식과 함께 그림책시장이 성숙해지면서 출간도 부쩍 늘어난 건 다생스런 일이다. 
     
    ‘그림책박물관’은 온라인 박물관이다. 감상하려면 당연히 홈페이지로 들어와봐야 한다. ‘면피용’으로 쉽게 만들어진 사이트가 아니다. 어느 메뉴, 어떤 링크도 소홀하거나 삐걱거리지 않고 탄탄한 반석 위에 놓여진 듯 실하다. 그 무한대의 공간 속에 ‘그림책박물관’은 운영자의 성격처럼 깔끔하게 펼쳐져 있다. ‘그림책박물관’이 소중한 까닭은 또 있다. 임 관장은 모든 그림책을 ‘한눈에 살펴볼 수 없을까’ 하는 매우 개인적인 동기와 호기심을 확대해 그 그림책 작가들인 일러스트레이터들과 함께 했다. 
     
    이로부터 2002년 ‘산그림’이라는 일러스트레이터 그룹이 탄생했다. ‘산그림’은 매일 새로워지는 공간을 꿈꾸었다. 출판되고 난 뒤 쉬 사라져버리는 책들까지 한 권 한 권 소중하게 그림책 역사로 쌓아 올렸다. 이들이 함께 한국 일러스트레이터들을 대표하는 인터넷사이트 ‘산그림’ 도 세웠다. 임 관장은 ‘산그림’과 더불어 ‘그림책박물관’의 정체성을 세워 나가는 과정이 매우 즐겁고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고 말한다. 이 둘은 어느 쪽 홈페이지에 먼저 들어가든 쉽게 오갈 수 있다.  
     
    ‘이곳이 천국입니다.’, ‘들어오기만 해도 기분이 너무 좋아지네요’ , ‘지친 어른들에게도 탈출구가 됩니다’, ‘삶의 여유를 찾습니다. 새로운 힐링 수단입니다.’... 임 관장은 늘 홈페이지를 따뜻하게 데워주는 댓글에서 큰 용기를 얻는다. 그림책이 사람들에게 위안의 여백을 선사하듯이, 그런 여백들이 ‘그림책박물관’ 속에 촘촘히 모여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는 오프라인 그림책박물관은 없다. 쉽게 엄두를 내지 못했거나, 턱없이 부족한 관심 때문일 것이라 짐작한다.  
     
    감히 말하지만 그 누가,  그 어떤 기관이 서두르더라도 ‘그림책박물관’을 삼고초려해서 그 애정어린 노하우를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임 관장은 최근 울산시에서 고양시 일산으로 옮겨 ‘그림책박물관’ 과 ‘산그림’ 을 운영하고 있다. 심기일전한 그의 각오는 홈페이지에서도 밝게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