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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세계관으로읽는 그림책] 성실하게 소명을 따라 사는 삶
    별점 :
    작성자 : 그림책박물관
    2021-05-18
    조회수 : 425

     

    윌리엄 스타이그는 은퇴후 61세의 나이에 그림책작가로서의 인생을 시작하게 됩니다.

    노장의 나이에 어린이들을 사로잡는 이토록 생생한 이야기를 창조해 낼 수 있다니 정말 놀라울 뿐입니다.

    놀라운 재미를 안겨주는 이야기가 단순히 흥미만이 아닌 삶의 본질적인 가치와 태도를 놓치지 않고 전해주기에 어린이도 어른도 그의 그림책에 매료가 되는 것 같습니다.

    표지를 보면 주인공 여자아이가 커다란 상자를 들고 눈을 맞으며 산길을 가고 있습니다.

    표정을 보면 화가 난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굳센 의지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며칠동안 드레스를 완성하느라 고단했던 엄마의 표정이 심상치 않습니다.

    오늘이 약속한 무도회가 있는 날인데 기운을 모두 소진한 엄마는 도저히 공작부인에게 드레스를 갖다 드릴수 없이 병이 납니다.

    놀랍게도 아이린이 엄마를 대신해서 자기가 드레스를 전해주고 오겠다고 자원합니다.

    '저 눈 좋아하잖아요.' 하면서 걱정스런 엄마를 안심시키고 달래드릴 줄도 압니다.

    엄마가 추울까봐 이불도 두 장을 덮어 드리고, 발치에 담요까지 하나 더 얹어 드리는 세심한 아이린입니다.

    엄마를 위해 따뜻한 레몬차도 내오고 난로가 꺼질까 염려되어 장작도 한가득 집어 넣고 단단히 준비를 합니다.

    옷 포장 까지 꼼꼼하게 준비하는 아이린의 모습을 통해 평소 엄마에게 어떠한 삶의 태도와 가치를 배웠는지, 

    엄마에게 어떤 사랑과 신뢰를 듬뿍 받고 자라는 아이인지 알 수가 있습니다.

     

    무슨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골로새서 3:23) 말씀이 떠오릅니다.

    열심있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을 못이기고, 즐기는 사람이 영성있는 사람을 못이기는데...

    영성있는 사람을 능가하는 사람이 바로 소명을 가진 사람이라고 합니다.

    내가 하는 모든 일에 대해 소명으로 주께 하듯 할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허허벌판 눈발이 나부끼고 인적조차 없는 길을 나섰습니다.

    이렇게 상황이 좋지 않으니 공작부인도 충분히 이해해 주실거야 하며 적당히 넘어갔을 수도 있겠지만

    엄마의 동역자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아프신 엄마를 대신하여 약속을 지켜내고 싶었나 봅니다.

    눈발이 점점 거세어지고 바람은 본때를 보여주기로 마음 먹은 것 같습니다.

    자원하는 마음으로 스스로 나선 길이지만 인생을 살아갈때 누구든지 힘들고 고달픈 시기를 겪게 됩니다.

    그럴때 끝까지 견딜수 있는 내적인 힘은 어디에서 올까요?

    바람이 메아리치며 소곤댑니다. '이제 그만 포기해~~ 이제 집에 가도 돼~~'

    이처럼 사탄은 끊임없이 유혹의 말로 우리를 시험에 빠지게 합니다.

    아이린은 잠시 마음이 흔들렸지만 다시 사명감을 붙잡고 물러서지 않고 용감하게 앞을 향해 나아갑니다.

     

    그런데 아이린이 어찌 해볼 수 없는 상황이 생깁니다. 드레스가 아예 바람에 날아가 버린 것이에요!!

    아이린의 마음이 어땠을까요? 망연자실.. 온 몸의 힘이 다 빠지고아무것도,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아이린은 놀라운 결정을 합니다. 빈 상자라도 들고 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공작부인께 말씀드리기로 한 것입니다.

    피하고 도망가고 싶을 순간에 아이린은 가장 지혜로운 선택을 합니다.

    이런 지혜는 어디에서 왔을까요?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신 부모님의 가르침과 행함으로 보이는 교육덕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선한 마음으로 길을 가는데... 모든 어려움이 사라지고 꽃길만 걷게 될까요?

    인생은 그렇지 않습니다. 

     




    눈때문에 잘 걷지도 못하는 상황인데 발목까지 삐게 됩니다.

    어느새 날도 저물고 길까지 잃어버리는 상황이 되어 버립니다.

    어려운 일이 이렇게 한꺼번에 겹쳐올 수가 있을까요?

    아이린은 이제 의지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과연 내가 버틸 수 있을까? 싶은 최악의 순간에 희미한 불빛이 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공작부인의 저택이었어요. 아이린은 잃어버렸던 용기와 힘이 생겼어요.

    누구나 목표를 상실하면 힘을 잃어버리지만 희미하게나마 목표를 발견하면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런데 마지막 남은 힘을 모아 산비탈을 내려가려는 순간 야트막한 낭떠러지를 보지 못해 떨어지게 됩니다.

    온 몸이 눈 속에 파 묻히게 되지요. 온 몸이 부들부들 떨렸습니다.

    그냥 이대로 얼어 죽자. 모든 걸 포기하자 그런 생각이 아이린에게 들어왔습니다.

     

    마지막 순간에, 그래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한가지 이유가 남아 있었어요.

    사랑하는 엄마를 본 못다는 사실, 슬퍼하실 엄마를 생각하니까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어요.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하여 눈구덩이에서 빠져 나왔습니다.

    아이린은 지혜를 발휘하여 상자를 썰매처럼 타고 내려왔습니다.


     


     

    이제는 공작부인을 대면하여 나쁜 소식을 전해야 할 시간이 되었어요.

    그런데... 그런데... 저 나무에 걸쳐 있는 게 뭘까요? 설마 엄마가 만드신 그 드레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갈 때 기적같은 일이 생길때가 있어요.

    매일의 평범한 하루하루가 모두가 기적같은 날들이지만... 살다보면 진짜 기적이 우리 인생에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지금도 생생하게 죽을뻔했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두번은 물에 빠져 죽을뻔 했었고, 한번은 큰 교통사고를 당할 뻔 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정말 운이 좋았다 생각하고 넘어 갔었는데...

    하나님을 만나고 나서 저의 지나온 인생을 뒤돌아보니 하나님의 손길이 미치지 않았던 적이 한 순간도 없었음을 고백하게 됩니다.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은 우연이라 하겠지만 우연이라는 것은 없음을 압니다.

    아이린은 드레스를 조심조심 상자에 담아 현관문을 두드립니다.

     

     


     

    하인들이 환호성을 질렀어요. 모두가 아이린의 용기있는 행동에 찬사를 보냅니다.

    공작부인으로 대표되는 사회속에서 아이린은 용기있는 행동을 인정받고 따뜻한 격려를 받습니다.

    용기를 발휘할 수 있는 든든한 공동체안에서 다음세대 아이들은 최선의 무장을 단단히 하고 어려움에 맞설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나아가게 됩니다.

    이제 아이린은 할일을 다 마치고, 따뜻한 벽난로에서 옷도 말리며, 맛있는 음식도 대접받으면서 무도회에 초대 받습니다.


    우리가 세상에서 사명을 다하고 하늘나라 갈 때 이와 같은 풍경이 펼쳐지지 않을까요?

    하인들이 환호성을 지른 것처럼 천군천사들이 우리를 향해 나팔불며 손뼉치고 환호해 줄 것 같지 않나요?

    정말 수고했다고, 승리했다고, 잘했다 칭찬하시며 예수님이 제일 먼저 달려와 반갑게 맞아주실지도 모릅니다.

    천국의 평화는 뭐 이 정도 무도회 수준이 아니겠죠? 😍

     

     


     

    엄마는 너무나 아프셨기 때문에 다행히 다음날 아침까지 푹 주무셨나 보아요.

    아이린이 안보여 깜짝 놀랐는데, 창밖으로 말이 끄는 눈썰매 한대가 달려옵니다.

    공작부인이 의사선생님과 선물과 편지를 보내주셨어요.

    편지에는 드레스가 얼마나 마음에 들었는지 그리고 아이린이 얼마나 용감하고 사랑스러운 아이인지에 대해 적혀 있었지요.

    그건 당연히 바빈 부인도 잘 알고 있었어요. 아니, 오히려 바빈 부인이 훨씬 더 잘 알고 있었지요.

    이렇게 그림책은 끝이 납니다.


    바로 이런 엄마의 전적인 사랑과 믿음, 격려 속에서 아이린이 용감하고 정직하게 자랄 수 있었습니다.

    아이린 뿐만 우리도 살아가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나보다 연약한 사람을 위해 수고하고 헌신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나를 위한 넓은 길이 아닌, 타인을 위한 좁은 길...

    추운 겨울을 뚫고 한 발걸음을 내딛을 때, 내 힘으로는 나아갈 수 없지만

    한걸음 한걸음 먼저 가신 예수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습니다.

    세상의 어떤 가치와 유희보다 귀하고 거룩한 그 길을 따라갈 수 있도록 성령님의 도우심을 구합니다.

    한 영혼을 품고 기도하며 생명과 사랑을 전하는 그 길을 포기하지 않는 인생이 되길 기도합니다.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가는 사람으로 성화를 이루어 갈 수 있도록 친절하게 돕는 것이 어린이들에게 그림책을 읽혀주는 진정한 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린의 모습을 통해 사명과 소명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됩니다.

    예수님의 착하고 충실된 제자로서 아이린이 보여준 성실한 인생이 되길 바랍니다.

    소명을 붙잡고 가는 길에 사단은  끊임없는 유혹과 바람과 눈보라와 낭떠러지와 나의 모든 걸 날려버리는 방해를 하겠지만

    아이린이 공작부인의 저택을 향하여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그 길을 걸어가듯이

    주님 만날때까지 나의 자리에서 나의 일을 신실하게 해내고,

    어느 장소에서나 예수님을 아름답고 성실하게 증언하는 일을 멈추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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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세계관으로읽는 그림책] 삶을 가꾸는 그리스도인, 그리스도의 향기
    별점 :
    작성자 : 그림책박물관
    2021-07-20
    조회수 : 509

    키워드 

    정원, 회복, 돌봄, 사랑, 화평, 편지, 향기, 원예사

    주제
    삶을 가꾸는 그리스도인, 그리스도의 편지, 그리스도의 향기


    줄거리

     

    편지글 형식을 빌려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책입니다. 어려운 살림 때문에 가족을 떠나 도시에서 빵가게를 하는 외삼촌 댁에 보내진 어린 리디아. 그러나 리디아의 밝은 성격은 무뚝뚝한 외삼촌에게 시도 지어 드리고, 빵 반죽도 배우고, 가게의 엠마아주머니, 에드아저씨와 친해지면서 점차 낯선 생활에 적응해갑니다. 어느 날 비밀 장소인 옥상을 발견한 리디아는 외삼촌을 위한 깜짝 선물로 집에서 보내 준 씨앗들을 심기 시작합니다. 이내 빵가게 주변은 멋진 꽃화분이 가득한 빵가게로 환하게 빛나게 됩니다. 마침내 버려진 옥상을  아름다운 정원으로 완성시킨 어느날, 외삼촌을 옥상으로 초대합니다. 외삼촌의 깜짝 놀라는 모습 만큼 독자들의 눈과 마음도 환해집니다. 독립기념일날 외삼촌은 휴업 팻말을 걸고는 리디아만을 위한 꽃으로 뒤덮인 커다란 케이크를 만들어 깜짝 선물하며 아버지가 취직이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줍니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게 된 리디아는 외삼촌과 에드아저씨 엠마 아주머니와 플랫폼에서 이별하며 기쁨의 작별을 고합니다.

     

    적용

     

    표지의 리디아의 모습은 길다란 해바라기 화분을 들고 삽을 쥔 오른손을 번쩍 들고 있습니다. 밝고 씩씩하고 자신감이 넘쳐보입니다. 꼬리를 치켜들고 있는 고양이도 같은 마음인듯 당당하고 평화스러운 모습입니다. 면지를 통해 이야기의 앞 뒤 스토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평화스러운 전원의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리디아의 정원에도 다양한 식물들이 보입니다. 양배추, 토마토, 해바라기 등등… 그런데 리디아의 포즈가 심상치 않습니다. 기사가 왕에게 무언가를 하사받거나 바치고 있는 듯한 분위기입니다. 마치 할머니에게 배운대로 토마토를 잘 경작한 후 첫 수확물을 가슴 벅찬 뿌듯함으로 바쳐 보이는 것 같습니다. 할머니도 역시 흐뭇하고 자랑스런 마음으로 그 열매를 바라봅니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리디아의 표정이 심상치 않습니다. 활짝 웃으며 수확물을 들고 집으로 뛰어올 것 같은데 그 시선이 부모님께 멈추며 당혹해 합니다. 부모님은 매우 심각한 포즈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입니다. 편지글이 시작하는 날짜는 1935년 8월 27일부터 1936년 7월 11일 1년간의 기간입니다. 미국의 대공황 시대로 가장 어려웠던 시기임을 알 수 있습니다. 힘겨운 집안 사정으로 리디아는 외삼촌께 보내집니다. 조그만 기차역에서 아빠는 너무나 슬퍼서 뒤를 돌아보고 눈물을 참고 계신 듯 보입니다. 할머니께서 리디아의 양 팔을 붙잡고 눈을 마주하며 위로와 용기의 말씀을 해주시는 모습이 마음이 먹먹해집니다. 고난의 고통을 어린 리디아는 묵묵히 견디고 있습니다. 도시에 도착한 기차역은 너무나 어둡고 무섭기만 합니다. 마중 나오신 외삼촌의 표정은 역시 기대이상으로 무뚝뚝합니다. 반면에 리디아는 무거운 가방을 들고서도 기대감과 설레임으로 빵가게를 바라보고 있네요. 리디아는 집집마다 텅 비어있는 빈 화분들을 바라보며 가슴이 너무 떨린다고 말합니다. 이미 리디아의 눈에는 화분마다 꽃이 만발해 있는 것이 보이는 것 일까요? 로마서 8:24 우리가 소망으로 구원을 얻었으매 보이는 소망이 소망이 아니니 보는 것을 누가 바라리요 칙칙한 도시 가운에 외삼촌의 빵집은 리디아의 눈에는 마치 후광을 발하는 듯 빛나 보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관점으로 주변을 살필 수 있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소망을 붙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이 소망의 원천입니다. 과연 이 빵가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바로 몇 페이지만 넘기면 칙칙했던 빵가게가 창문마다 갖가지 종류의 꽃으로 화분이 가득하고 진열장 앞의 풍경은 보기만 해도 아름다워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마음과 삶을 가꾸는 그리스도인은 저절로 그리스도의 향기가 납니다.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면 사람들이 모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스도인이 가는 곳마다 황폐한 곳이 거룩하고 아름다운 곳으로 회복됩니다. 바울이 고린도교회에 보내는 편지 고린도후서 2:15 우리는 구원받은 자들에게나 망하는 자들에게나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니… 우리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 우리가 가는 곳마다 그리스도가 전해지는 향기가 되길 바랍니다. 또한 고린도후서 3:2 너희는 우리의 편지라 말씀하십니다. 편지에는 글쓴이의 마음과 상태와 열매가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너희가 그리스도의 편지이다. 너희를 볼때마다 그리스도가 새겨진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스도의 편지로서 향기로서 오늘도 예수님이 나타나는 삶이 되길 바랍니다.

     

    리디아가 삼촌을 옥상으로 초대하면서 사랑하는 할머니와 부모님께 보내는 편지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저는 엄마, 아빠, 할머니께서 저에게 가르쳐 주신 아름다움을 다 담아 내려고 노력했습니다." 리디아는 할머니와 부모님으로부터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법을 배우고 전수 받았습니다. 우리가 부모님께, 할머니, 할아버지께 전수 받아야 할 가치와 교훈이 얼마나 많은지요. 그러나 요즘 세대는 '꼰대' 니 '틀딱' 이니 입에 담기에도 슬픈 말들을 내뱉으며 어른들로부터 배우려고 하지 않습니다. 부지런히 배워야 하겠습니다. 또한 부지런히 가르쳐야 하겠습니다 신명기 6:7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부지런히 가르치고 힘써 배워 아름다운 가치가 오염되거나 전복되지 않도록 지킬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무리 작은 존재도 하나님의 손에 붙잡히면 수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안목으로 사람과 상황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인생의 문제는 결국 안목의 문제입니다. 믿음의 안목으로 상황을 바라볼 때 소망을 붙잡고, 어떤 사람과도 사랑과 화평을 이룰 수 있습니다.  조카를 향한 깊은 사랑의 케이크와 포옹으로 감동을 주시는 외삼촌의 변화된 모습을 보며, 오직 사랑만이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마태복음 25:40 네 형제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우리가 베푼 사랑과 친절을 하나님께서 기억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천하보다 귀히 여기시는 그 한사람을 우리는 섬기고 사랑해야 하겠습니다.


    뒷면지도 압도적입니다. 붉은 토양의 허허벌판에서 바구니를 들고 서 있는 두 원예사의 모습이 비장합니다. 그 사이 리디아의 키도 많이 자랐네요. 우리 원예사들은 절대로 일손을 놓지 않아요. 그렇죠? 리디아의 음성이 들리는 듯 합니다. 두 원예사 앞에 놓친 황폐한 땅을 보니 창세기 1:28 땅을 정복하라 다스리라 말씀을 떠올립니다. 우리는 모두 정원사로서의 삶을 소명받았습니다. 마음을 가꾸고 미래를 가꾸며, 나의 삶을 가꾸고 이웃을 돌보는 정원사로서, 세상에 휩쓸리는 게 아니라 하나님께 받은 문화명령을 실천하며 나의 영역을 점령하고 정복하여 그리스도의 향기를 드러내는 정원사로서의 삶을 소망합니다. 나로 인해 복음이 이웃과 다음세대에 전해지고, 진리가 진리되게 증거되는 삶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마태복음 25:23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니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맡기신 사명을 얼마나 충성되게 감당하고 있는지… 아름다운 열매을 맺어가고 있는지...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주의 보좌앞에 나아갑니다. 아버지의 즐거움에 참여할 수 있기만을 기도합니다. 🙏

     

     

    활동 1. 그리스도의 향기 팝업북 만들기
     

    세상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곳으로 만들기 위한 자기만의 방법을 찾아 볼까요?

    내가 돌아볼 사람은 누구일까요?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재능과 은사는 무엇일까요?

    나의 재능을 어떻게 하나님을 위해 사용할 수 있을까요? 

    왼쪽면에 나의 꿈을 적고 오른쪽면에 좋아하는 꽃그림을 그려보세요.

    모두 모아 한권의 팝업북 그림책으로 만듭니다.










         

     

         

     

     
      

     


      • 조회수 8095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별점 :
    작성자 : 그림책박물관
    2021-05-04
    조회수 : 260
     

     

    2000년 1판 1쇄 발행 후 2016년도까지 1판 100쇄를 발행한 경이로운 베스트셀러 그림책입니다..

    글작가인 로버트 민치는 1945년 미국 펜실베니아주에서 9명의 형제 중 네번째로 태어났다고 합니다.

    어릴때부터 감수성이 예민한 소년으로 그는 혼자 많은 책을 읽으며 수도사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해요.

    수도사가 되기 위한 공부를 하는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던 유아원에서 자신이 원하는 일이 바로

    아이들을 돌보는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아동도서관 사서가 되어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자연스럽게 동화작가가 되었습니다.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가 캐나다에서 출간된 후 1986년에 3만부가, 1987년에 7만부가,

    1988년에는 백만 부의 판매 기록을 올리며 매년 베스트셀러 아동 도서가 되었습니다.

    2017년도 일본그림작가 이세 히데코가 그린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가 발행되기도 했는데...

    고전적인 느낌을 주는 원작 그림책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이 책이 그렇게 오랫동안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엄마가 나의 아이에게 읽어주기에도,  또한 이미 할머니가 되신 이 땅의 수많은 부모님들께 읽어 드리기에도

    세대마다 깊은 감동을 주는 그림책이기 때문인것 같아요.

     

     


     

    이 그림책의 첫장면입니다. 

    엄마가 이제 갓 태어난 아이를 집에 데려와 첫날밤을 보내는 중인가 봅니다.

    아이를 안고 자장가를 불러주는 젊은 엄마의 모습을 보니 첫아이를 안고 

    입맞춤 하며 두팔 가득 아이를 안았던 감촉이 온 몸으로 기억이 납니다.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온종일 안고 있고만 싶었던 벅찬 사랑과 감동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아이가 하루하루 자라는 기쁨과 경이로움은 모든 고달픔을 잊게 해줍니다.

    분명 그림책 속 엄마처럼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친적도 있었을텐데... 

    그런 기억은 모두 사라지고 그저 귀엽고 귀여웠던 우리 아가만 생각이 나네요.

    이제 어엿한 중학생이 되어 키도 등치도 훌쩍 엄마를 넘어갔지만 그래도

    우리 아기가 언제 이렇게 컸나 ...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잘못하고 실망스럽고 버릇없이 굴어 화내고 속상해하지만 아이가 잠든 모습을 바라볼때면

    엄마의 마음은 사랑이 샘 솟으며 아이를 품에 안고 노래를 불러줍니다.

    '너를 사랑해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어떤 일이 닥쳐도 내가 살아 있는 한 너는 늘 나의 귀여운 아기~~'





    아이가 자라고 자라 십대소년이 되었습니다. 이 장면은 조금 불편하기도 합니다.

    십대 소년이라고 모두 이상한 친구들을 사귀고, 해골그림이 그려진 이상한 옷을 입고,

    이상한 음악을 듣는 것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십대를 통과하는 동안 대부분의 부모들은 눈물과 불안과 걱정으로 마음을 쓸어내릴때가 얼마나 많은지요.

    모든 부모님들은 일정한 눈물을 흘려야 하는 것이 부모의 인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언젠가 부모님의 마음을 타들어가게 했던 것처럼 말이지요. ㅠㅠ


    여전히 잠든 아이를 향해 사랑의 노래를 부릅니다. 사랑의 힘으로 기다립니다.

    나만의 꿈과 비젼을 찾아 자기의 길을 찾아 떠나갈 아이를 품속에 품고 기다립니다.

    너는 늘 나의 귀여운 아기~~ 

    엄마라는 사람은 어떻게 이렇게 퍼내고 퍼내도 사랑이 마르지 않을 수 있을까요?

    이 사랑의 에너지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요즘 결혼을 하지 않거나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젊은 부부가 늘어간다고 합니다.

    배우자를 위해, 가족을 위해, 아이를 위해 내 인생을 희생하고 싶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기적이고 약하디 약한 나를 사람답게 지탱해주는 힘이 바로 가족인 것을 놓치고 사는것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세상을 향한 가장 큰 사랑은 바로 생명입니다.

    생명을 낳고 기르고 교육하고 떠나보내는 그 일이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있는 것인지...

    세상의 모든 부모가 될 다음세대에 전해주고 싶은 메세지입니다.


    드디어 성인이 된 아들이 나의 품을 떠나갑니다.

    어떤 순간에도 엄마들은 마음을 놓을 수 없어 자식을 위해 매순간 기도하는 마음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제는 떼어내야 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아들은 손 흔들며 떠나지만 엄마의 마음은 눈물뿐입니다.

    한편으로는 아들을 향한 대견하고 기특한 마음이 있고, 

    한편으로는 다 큰 아들을 향해 차조심하라는 말을 하게 되는 것이 부모의 마음일 것입니다.





    이제는 더이상 아들이 보고 싶을때 마음대로 거동할 수 조차 없게 되었습니다.

    노래조차 부를 수가 없습니다. 아들이 찾아오는 날만 기다일 수 밖에 없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아들이 어머니를 향해 노래를 불러줍니다.

    '사랑해요 어머니 언제까지나 사랑해요 어머니 어떤 일이 다겨도 내가 살아 있는 한 당신은 늘 나의 어머니..'

     

    그날 밤, 자기 집으로 돌아온 아들은 창 밖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하늘을 향해 기도를 했을까요?

    방문이 열린 사이로 곤히 잠든 아기가 보입니다.


    방으로 들어가 잠든 아이를 품에 안고 가만히 노래를 불러줍니다.

    '너를 사랑해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어떤 일이 닥쳐도 내가 살이 있는 한 너는 늘 나의 귀여운 아기~'

    인류를 지켜주는 힘은 바로 부모의 헌신적인 사랑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제는 조금 더 눈을 들어 그토록 사랑하는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가치있게, 따뜻하게 만들어 가야 하겠습니다.

    그것이 바로 모든 어른의 역할인것 같습니다.

    이 그림책이 지금까지 매년 베스트셀러를 갱신했던 것이 옛날 말이 아니라...

    앞으로 오는 세대에도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대를 이어 전하는 사랑과 진리가 앞으로도 영원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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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세계관으로읽는 그림책]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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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그림책박물관
    2021-06-18
    조회수 : 283

    지금은 파파 할머니가 되신 '루핀부인', 젊었을때는 '미스럼피우스'라 불리던 소녀 '앨리스'의 인생이야기입니다.

    앨리스는 어렸을 때 바닷가 부둣가에서 살았어요. 

    나무를 조각하여 그림을 그리시던 할아버지의 작업실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요. 

    저녁이면 할아버지에 무릎에 앉아 머나먼 세상 이야기를 들었어요.

    앨리스는 "나도 어른이 되면 아주 먼 곳에 가서 살거에요. 할머니가 되면 바닷가에 와서 살거고요" 라고 말했어요. 

    그러면 할아버지께서는 "아주 좋은 생각이구나 얘야, 하지만 한가지 해야 할 일이 더 있단다.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지."

    앨리스는 그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몰랐어요.

     

    어릴 때 무엇을 보고 어떤 이야기를 듣고 자라느냐가 얼마나 중요한 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앨리스는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로부터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드는 일에 대해서 들으며 마음 속에 간직하고 성장하게 됩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어떻게 세상을 아름답게 할 수 있을까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 생각보다 거창한게 아닐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다 보면 언젠가는 뚜렷하게 말씀해 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내가 하는 일들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 될 수 있길 바라며 오늘도 나를 살핍니다.

    세상 속에, 그리고 내 안에 갇히지 말고 하나님만 바라보며 오늘도 살아가길 기도합니다.

     

    도서관에서 일을 하던 앨리스는 '미스럼피우스'라고 불렸습니다. 

    어느 날 식물원에서 재스민향을 맡으며 진짜 열대의 섬으로 떠날 때가 되었음을 느끼게 됩니다.

    미스럼피우스는 열대의 섬, 높은 산봉우리, 정글, 사막 등 많은 곳을 다니며 여행을 했어요.

    어느 날 허리가 몹시 아프더래요. 돌아가야 할 때가 되었음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바닷가에 작은 집으로 이사를 합니다.


    이 그림책을 처음 만났던 때는 20년도 더 오래전입니다.

    그때는 하나님도 모르고, 결혼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고 생각했던 철없고 교만한 노처녀였습니다.

    그래서 미스럼피우스의 인생이야기가 더욱 저의 마음속에 들어온 듯 합니다.

    나도 이렇게 가족과 남편의 굴레를 벗어나 자유로운 영혼으로 세계를 여행하고 싶은 자아성취만이 가장 큰 목표였던 시절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을 만나게 되고, 하나님만이 나의 창조자, 구원자이심을 알게 된 이후부터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문화명령의 첫번째가 결혼이고, 

    자녀를 제자 삼아 믿음의 다음세대를 이루어 가는 것이 나의 가장 큰 소명인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림책에 품었던 나의 열정과 사랑을 하나님께서 선하게 사용하여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미스 럼피우스는 작은 집 마당 거친 언덕에 꽃씨를 심고 

    할아버지가 말씀하셨던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지만 잘 몰랐어요.

    허리가 아파서 겨우내 침대에 누워 있던 미스럼피우스는 봄이 되어 창문으로 루핀꽃이 자란 것을 보게 됩니다. 

    언덕으로 내려가 보니 마당에 뿌려 놓았던 루핀꽃이 바람과 새들의 도움으로 마을 곳곳에 번져 자라고 있는 것을 보며 

    세상을 아름답게 할 수 있는 자기의 방법을 찾게 됩니다. 

    온 마을을 돌아다니며 루핀 꽃씨를 뿌렸습니다.


    자기만의 소명을 발견하게 되면 얼마나 기쁠까요?

    소녀 앨리스는 이제야 자기의 소명을 발견하게 됩니다.

    하나님.. 저의 자리가 어디입니까? 저의 부르심이 어디입니까?

    하나님이 원하시는 곳에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꿈을 꾸기를 기도합니다.

    사람들의 인정을 바라지 말고, 오직 한 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부모세대보다 더 믿음이 좋은 아들들을 세울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미스 럼피우스의 헌신은 그렇게 몇 년이 지나자 온 마을을 루핀 꽃으로 가득하게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은 '미스럼피우스'를 '루핀부인'이라 부르며 고마워했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루핀부인은 찾아온 아이들에게 맛있는 차와 쿠키를 대접하며 세상의 머나먼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리고 한가지 해야 할 일을 알려줍니다. 그것은 바로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지요.


     


    이렇게 아름다운 언약이 대를 이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파파할머니가 되어 부르심 받는 그날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요?

    그림책의 마지막 장면처럼 아이들을 위해 그림책을 읽어주며

    하나님을 경외하고 거룩하게 사는 삶은 전할 수 있다면 참 좋지 않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오늘 하루도 세월을 아끼며.... 주님의 일에 충성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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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로 개구리가 되려는 왕자, 그 결말은… [한국일보 201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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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그림책박물관
    2016-10-02
    조회수 : 835

    미디어 : 한국일보

    원문 : http://www.hankookilbo.com/v/7172e2dec9a1463c933ca9e574e749c6

    필자 : 이상희. 시인, 그림책 작가

    등록일 : 2016.09.30

    용을 뜻하는 순 우리말 ‘미르’에 대한 관심이 높다. 미르 재단에 대한 소문, 이른바 ‘뒷담화’가 무성하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이 수상해지면 출몰하는 오래된 미디어’로 ‘소문’을 정의한 사회심리학자 마쓰다 미사에 의하면 이 소극적 공격 행위는 집단의 리더가 전제적일 때, 사회적으로 불안 심리가 만연할 때, 더욱 번성한다고 한다. 용의 자금으로 개구리만큼 일해 왔다는 이 집단에 대한 소문은 특히 개구리만한 지원금으로 문화 운동하느라 잠 아끼고 배 곯아가며 일하는 이들의 노여움을 사고 있다. 그 돈으로 도서관 미술관 영화관 공연장을 지었더라면 모두 함께 읽고 보고 춤추고 노래하는 시간을 ‘용’만큼 만들어내었을 텐데!

    옛이야기 그림책을 정리하는 와중에, 그래서, 개구리가 용이 된 이야기 ‘개구리 왕자’보다 ‘개구리 왕자 그 뒷이야기’에 손이 갔다. 뒷이야기(back ground story)라기보다는 속편(sequel)이라고 할 만한 이 그림책이 세련된 냉소를 슬쩍슬쩍 비치면서도 따스하고 발랄한 유머를 그득히 품고 있다는 점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기발한 이야기꾼으로 이름난 존 셰스카의 유쾌한 글과 스티브 존슨과 루 팬처 부부가 공동작업한 그림을 느긋이 즐기노라면, 저마다의 기쁨과 사랑으로 살아가는 자연세계를 떠올리게도 된다.

    이 그림책을 제대로 즐기자면 전편에 해당되는 ‘개구리 왕자’를 기억해야 할까. 공주가 연못가에서 놀다 공을 빠트리고 울고 있을 때 나타난 개구리, 공을 건져주는 대가로 내건 약속에 의해 마법이 풀려 왕자로 돌아오고 마침내 공주와 결혼한다는 이야기 말이다. 친절한 존 셰스카가 첫 장면에 전편을 단 석 줄로 요약해두긴 했다. ‘공주는 개구리에게 입을 맞추었습니다./ 개구리는 왕자로 변했지요./ 그래서 둘이는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끝 장면에서 시작하는 첫 장면이라니!

    두 번째 장면은 그야말로 뒷담화 풍의 후일담이 펼쳐진다. (개구리로 살던 습성대로)‘그렇게 혀 내미는 거, 그만두지 못해요!’ ‘제발 집안에서 팔짝거리며 돌아다니지 말아요!’ ‘…밖으로 나가서 용이나 거인을 무찔러요!’ 등등 왕관이 장식된 의자에 앉아 뾰족한 잔소리를 퍼붓는 공주, 개구리 모양 의자에 앉아 시큰둥하게 투덜대는 왕자, 축 늘어진 시든 장미…. 절망한 왕자는 어느 날 개구리로 돌아갈 결심을 하고 다시 마법을 걸어 줄 마녀를 찾아간다.

    우리가 익히 아는 옛이야기 속의 온갖 짓궂고 사악한 마녀들을 하나하나 찾아 다닌 끝에 ‘신데렐라‘의 착한 요정을 만나는 행운과 엉뚱하게 마차가 되어 숲 속에 주저앉게 되는 불운을 두루 겪으며 공주와의 삶이 행복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마차 왕자는 세상의 모든 마법이 풀리는 열두 시 종소리에 의해 무사히 성으로 돌아온다. 잔소리를 해대긴 하지만 태산같이 자기를 걱정하고 있었던 공주, 개구리였던 자기에게 입을 맞춰주었던 그 사랑을 다시 확인한 왕자는 기쁨에 넘쳐 공주에게 입을 맞춘다. 그리하여 벌어진 전복적인 해피엔딩은 누설하지 않겠다.

    훌륭한 예술 작품이 그렇듯 훌륭한 그림책은 펼쳐들 때마다 지금 나의 심상에 맞는 감동을 준다. 이번엔 ‘개구리 왕자’말고 개구리는 ‘개구리’로, 왕자는 ‘왕자’로 저마다 살고 사랑하는 법을 읽는 감동을!

    이상희 시인ㆍ그림책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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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소와 늑대, 아슬아슬한 평화 ‘손에 땀’
    별점 :
    작성자 : 그림책박물관
    2016-08-31
    조회수 : 1191

    미디어 : 한국일보

    원문 : https://www.hankookilbo.com/v/4842a35b2da648038323a7921b62502a

    필자 : 이상희. 시인, 그림책 작가

    등록일 : 2016.08.26

    그간의 폭염을 어떻게 견디셨는지, 오랜만에 만난 이들과 후일담을 나누게 되니 이제 어지간히 여름의 터널을 빠져 나온 듯하다.

     

    시시때때 농작물에 물 대느라 고생한 농부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선풍기 두 대로 버틸 수 없어 책상을 떠나 집필 자료며 회의 자료 보따리를 이고 지고 손님 뜸한 카페를 찾아 떠도느라 나름대로 전쟁을 치렀다. 가까스로 쟁취한 에어컨 바람 속에서 회의를 하고 노트북 작업을 하면서, 홀로 일할 때에는 유튜브에서 찾은 폭우 소리를 이어폰으로 듣고 여럿이 회의할 때에는 폭풍우가 내리치는 그림책을 나직나직 함께 읽기도 했다.

    ‘쏴쏴,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쳤습니다. 물을 퍼붓는 것처럼 비가 내렸습니다’로 시작되는 ‘폭풍우 치는 밤에’의 캄캄한 첫 장면은 에어컨 바람으로 연명하는 폭염 속 도시내기들을 단숨에 비바람 몰아치는 한밤중 산기슭으로 데려간다. 그림 작가 아베 히로시의 거침없는 선이 사선으로 그어댄 굵고 진한 빗줄기 덕분이고, 장면장면 아슬아슬 으스스하면서도 웃음 터지게 만드는 기무라 유이치의 재담 덕분이다. 산기슭의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한 외딴 오두막으로, 폭우를 피해 하얀 염소 하나가 들어가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니, 하얀 염소마저 지워지는 오두막 속 어둠 속으로 늑대 하나가 들어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좀더 정확하게는, 그 늑대가 다친 발목을 부축하느라 짚은 나무 지팡이 소리를 염소가 오해하는 데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염소는 누군가 오두막 속으로 들어오는 기척에 겁을 먹지만, ‘또각 직, 또각 직’ 기묘한 발굽 소리를 내는 그 존재가 적어도 늑대는 아니라고 믿는다. 늑대 발은 그런 소리를 내지 않으니까. 발을 다쳐 의기소침한 늑대 또한 아무도 없는 줄 알았던 오두막 속의 보이지 않는 선착자가 텃세를 하지 않을뿐더러, 자기도 이제 막 들어왔다는 둥 함께 있게 되어 마음이 한결 놓인다는 둥 상냥하게 굴자 포식 본능을 잊는다. 무엇보다도 시원찮은 다리를 절름거리며 폭풍우 속을 헤매느라 후각이 떨어져 그토록 탐식하는 염소 냄새를 못 알아챈다. 그 덕분에 아슬아슬한 평화가 유지된다.

    이제 염소와 늑대는 어둠 속에서 그저 폭풍우가 그칠 때를 기다리는 웅크린 존재들이다. 먹이와 서식지에 대한 동문서답을 주고받으면서 둘은 ‘빨리 뛰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동일한 생존 지침에 반가워한다. 그런 만큼 서로의 정체를 궁금해 하지만 포식 관계가 드러나는 순간마다 번개가 치고 천둥이 울린다. 폭풍우가 멎은 뒤 오두막을 떠나면서 둘은 서로를 잘 알아볼 수 있는 다음날 대낮의 만남을 기약한다. ‘폭풍우 치는 밤에’를 암호로 정해두고!

    자연이 연출한 이 절묘한 장면들은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우리 삶의 절망과 희망, 타자와의 소통과 관계에 대한 다양한 메타포로 다가오며 오싹하고도 유머러스한 냉기를 끼얹는다. 25년간 동물 사육사로 일하면서 동물과 교감해온 아베 히로시의 스크래치 기법 그림은 천둥과 번개 장면을 위한 선택일까? 이 묵직하고도 경쾌한 이야기는 8권까지 후속편이 나왔지만, 이 한 권만으로도 더없이 완벽하다. 폭염을 이겨낸 모두에게 선물하고 싶은 그림책이다.

    이상희 시인ㆍ그림책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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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록 지하도라도 ‘진짜 노래’를 부를 수 있어 행복해 [이상희/한국일보 2017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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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그림책박물관
    2017-04-14
    조회수 : 814

    미디어 : 한국일보

    원문 : http://www.hankookilbo.com/v/7d36bb011d1045ac824fc599b79602fd

    필자 : 이상희. 시인. 그림책 작가

    등록일 : 2017.3.23

     

    벚꽃이 피기도 전인데 ‘벚꽃 엔딩’을 기다린다. 언제부터인가 노래 한 소절 변변히 쫓아 부를 줄 모르는 음치가 되어버렸는데, 어느 봄날 이 노래가 입에 착 붙었다.

     

    ‘모름지기 음치도 흥얼거릴 수 있어야 ‘노래’라고 할 만한 것이다’라고 흐뭇해하면서. 리듬이나 박자가 흥겨운 것은 물론, 가사의 첫 구절이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라고 만만하게 시작해주는 것이 고맙다. ‘오늘은 우리 같이 걸어요 이 거리를’이라든가, ‘몰랐던 그대와 단 둘이 손 잡고’라든가,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같은 노랫말은 과하지 않게 시적(詩的)이다. 사내들 넷이서 벚꽃길 산책을 나갔다가 다정한 커플들의 위세에 눌려 어서 꽃이 지길 바라며 만든 ‘벚꽃 엔딩’이라지만, 무엇보다도 이 노래를 들을 때면 가수의 몸에서 출렁거리는 봄밤의 쓸쓸한 행복감이 사무치게 밀려든다. 

     

    찰스 키핑의 그림책 ‘길거리 가수 새미’의 주인공도 노래 부를 때의 행복감을 한껏 즐긴다. 거리의 지하도 속에서 북치고 노래하고 춤추며, 자기의 공연을 즐기고 사랑하는 이들이 건네는 박수와 동전으로 살아가는 새미의 조촐한 행복은 인기 가수로 키워주겠다는 서커스 단장의 꾐에 빠져 팔자에 없는 어릿광대 짓을 하면서 부서지는데, 우연히 흥행업자에게 발탁되면서 더 큰 불행을 겪는다. 철저히 기획된 아이돌 가수로 급부상하고, 그러자마자 새로운 스타에게 자리를 내어주며 쇼비즈니스의 소모품이 된 것이다.  

     

    어린이와 함께 보는 그림책으로는 너무 우울하고 괴기스럽다는 평을 듣는 키핑의 작품 중 ‘길거리 가수 새미’도 예외가 아니다. 일일이 색을 분리해 석판으로 찍어낸 이미지 위에 따로 선을 그려 윤곽을 만들고 왁스나 스펀지 등을 이용해 다양한 효과를 낸 이른바 ‘키핑 스타일’이 풍성하게 펼쳐진다. 엄청난 규모의 스타디움 공연 장면은 팝아트에 가깝다. 펼침 장면 왼쪽에는 비현실적으로 작고 화려한 형광 컬러 박스에서 연주하는 새미, 오른쪽 장면에는 넋을 잃고 열광하는 수많은 얼굴로 가득 차있다. 바로 이 장면에서 새미는 관중들이 자기 노래를 듣고 즐기며 환호하는 것이 아니라 유명세와 공연 그 자체에 열광한다는 사실을 얼핏 깨닫는다.

     

    주인공이 겪는 비참한 자각은 텔레비전 카메라 앞에서 립싱크 상황을 거듭 겪으면서 더욱 깊어지고, 저택의 소유자가 되어서도 해소되지 않는다. 곧 새미를 대체하는 새로운 스타가 기획되고 조명되면서 철저히 잊혀진 스타 가수는 집과 재산을 모조리 투자해 자기 이름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우주 영화 ‘우주 개척호를 타고 온 새미 스트리트싱어’를 만들고 마침내 빈털터리 신세로 돌아간다.  

     

    옛 거리로 돌아간 새미는 자기 노래를 진정으로 즐겼던 친구들-거리의 개들과 고양이들과 아이들이 알아봐준 덕분에 다시 노래하며 일어선다. 지하도를 배경으로 등장한 새미가 등에는 심벌즈 붙은 북을 메고 가슴에는 아코디언을 걸고 트럼펫과 무릎 심벌즈로 연주하며 노래하고 춤추면서 진정으로 흥겨움에 차 있는 모습은 첫 장면과 같고도 다르다.  

     

    ‘자기 기쁨 없이 노래하는 자는 망하리라’는 잠언을 강렬하고도 깊이 있게 풀어낸 키핑은 대체로 자전적인 작품을 만들지만, 이 그림책만큼은 자신이 겪지 않은, 어쩌면 겪을 수도 있었을 일을 다뤘다. 일간지 만화 연재로 안정적인 일을 하다가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을 하는 것은 영혼을 망친다’며 일러스트레이터로 길을 바꾸었고, 예순 네 해를 살고 벚꽃 피는 봄에 세상을 떠났으나 생존해 있는 존 버닝햄ㆍ브라이언 와일드 스미스와 함께 영국 3대 그림책 작가로 손꼽힌다.  

     

    이상희. 시인. 그림책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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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 부부에게서 태어난 강아지… 그의 성공 비결은 [김장성/한국일보 20170303]
    별점 :
    작성자 : 그림책박물관
    2017-03-23
    조회수 : 579

    미디어 : 한국일보

    원문 : http://www.hankookilbo.com/v/298c9505fc2540baa7c3b45b2b3dfce3

    필자 : 김장성. 그림책 작가, 출판인

    등록일 : 2017.03.03

     

    고양이 도시의 산부인과, 아내도 남편도 고양이인 부부가 아기를 낳았다. “아들입니다!” 둘은 기뻐하며 아기를 들여다본다.

     

    “정말 귀엽죠?” 아내가 속삭이지만 남편은 당황스럽다. “이… 이 아이는 강아지잖소!” 독자도 당황스럽다. ‘어떻게 이런 일이!’라기보다,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에 가까울 법. 하지만 그림책 속 산모는 아무렇지 않다. “그래서요?” 강아지 아이를 낳은 고양이 엄마의 태도에 당신은 점입가경을 느끼는가, 마음이 놓이는가?

    고양이 신문들의 입장은 점입가경 쪽. “고양이 부부가 강아지를 낳다!” 대서특필이다. 다행히도 불륜을 상상하는 황색언론은 아닌 듯. “유전자가 드디어 미쳤다!” 아이 아빠의 입장은 더 다행스럽다. “할머니가 몹스 종 개와 연애를 했다는 소문을 들었어요. 그리고 이제 와서 그 후손에게… 자연의 변덕이지요! 그게 전부입니다!”  

    아기에게 ‘플릭스’라는 세례명이 주어지고, 개 도시에서 온 메도르 박사가 대부로 정해진다. 플릭스는 ‘다문화적’ 존재로 자라난다. 부모는 고양이의 언어와 나무 타는 법을 가르치고, 대부는 개의 언어와 헤엄치는 법을 알려 준다. 하지만 놀아주는 아이는 아무도 없다. 학교 갈 나이가 되자 부모는 플릭스를 메도르 박사에게 맡겨 강 건너 개들의 도시로 유학 보낸다. 주말이면 집으로 돌아와 시간을 보내던 플릭스, 하루는 산책 중 강물에 빠진 고양이 아저씨를 발견하고 헤엄쳐 구해 준다. 개의 자질이다. 세월이 흘러 대학생이 된 플릭스, 불이 난 여학생 기숙사 5층에서 살려 달라 외치는 푸들 아가씨 미르차를 나무를 타고 올라가 구해 준다. 고양이의 능력이다.  

    플릭스와 미르차는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고, 플릭스는 개 도시에 쥐덫 체인점을 낸다. 그곳에서 덫에 걸린 쥐들을 사 모아 고양이 도시로 보내는 사업을 하여 성공한 플릭스, 이제 정치에 나서 새로운 정당을 만든다. ‘개고련 - 개와 고양이의 연합’. 개 도시와 고양이 도시를 통합하여 서로 존중하며 평등하게 지낼 것을 주장한 플릭스는 마침내 통합도시의 시장이 되고, 바로 그날 아내에게 기쁜 소식을 듣는다. “우리는 곧 셋이 될 거예요.” 균질의 사회에 이질적 존재로 태어나 좌절과 불행을 겪기 십상이었던 아이가, 성공과 행복의 주인공으로 우뚝 서는 순간이다. 무엇이 이를 가능케 했을까?  

    모든 이야기는 문제로부터 시작된다. 문제적 사건으로 삶의 균형이 깨어진 존재들이 그것을 해결해 가는 과정을 그리는 것이 이야기다. 거기서 우리는 우리 삶에 닥쳐오는 문제들을 해결할 실마리를 얻는다. 문제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것이 ‘운명적 문제’다. 고양이 사회에 강아지로 태어난 아이 - 이 이야기가 제시하는 운명적 문제는 그뿐일까? 이른바 ‘단일민족’의 사회에 이민족의 형상으로 태어나는 ‘다문화가정’의 자녀들, 비장애인 세상의 장애인들, 동성을 사랑하는 운명으로 태어난 사람들…. 이들이 모두 플릭스다. 무엇이 플릭스들에게 주어진 ‘운명의 저주’를 축복으로 바꿀 것인가?  

    이 이야기 속에는 최선을 다해 플릭스를 키우는 부모와, 최적의 조합으로 정해진 대부가 있다. 부모는 개인의 도리일 터, 대부는 사회 시스템이다. 그 바탕에, 태도가 있다. 개인의 도리든 사회 시스템이든 그것을 발전적으로 작동하게 하는 확고한 태도 - “그래서요?” 이 책의 마지막 장면은 개 부부, 플릭스와 미르차가 아기를 낳는 순간을 보여 준다. 아기의 첫 울음소리는 이렇다. “야옹!” 이제 우리가 말할 차례다. “그래서요?”  

    김장성 그림책 작가ㆍ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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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키호테ㆍ모비딕이 거니는 호텔서 ‘상상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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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그림책박물관
    2016-08-22
    조회수 : 827

    미디어 : 한국일보_그림책, 세상을 그리다

    원문 : http://www.hankookilbo.com/v/8c8a8f25a9144ed2a6d80b4e3cb8c5ca 

    ​필자 : 이상희 시인ㆍ그림책 작가

    ​등록일 : 2016.07.29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누군가 이렇게 탄식한다면 그것은 어떤 심각한 상실과 그 결핍에 대한 근심이기 쉽다.

     

    당신은 무엇을 잃었을 때 이렇게 탄식하는가? ‘마지막 휴양지’는 주인공 화가가 다름 아닌 ‘상상력’을 잃고 한탄하는 독백으로 이야기의 문을 연다. 뒤이어, 헛헛한 얼굴로 책상 앞에 앉아있는 주인공, 짐을 꾸리다 말고 지도를 들여다보는 주인공을 차례차례 박스 컷 그림만으로 보여준다. 그 ‘상상력’을 찾으러 떠나는 모양이다.

     

    주인공 화가는 자신의 빨간 자동차가 달리는 대로 달려간다. 마침내 도착한 ‘어딘지아무도몰라’ 마을의 바닷가 호텔 ‘마지막 휴양지Last Resort’는 그 외관만큼이나 심상찮은 일들로 그득하다. 문간에서 ‘실용 마법’을 읽는 소년, 프런트에서 손님을 맞는 앵무새, 저마다 비밀스럽고 기묘한 느낌을 주는 투숙객들…. 방명록 관리에 애쓰는 앵무새는 투숙객들이 제각기 뭔가 이상한 것을 찾고 있다며 주인공에게도 묻는다. “당신은 무슨 이상한 것을 찾는 거죠, 순례자님?”

     

    투숙객들은 허클베리 핀, 롱 존 실버, 인어 아가씨, 에드몽 당테스, 쥘 메그레, 생텍쥐페리, 나무 위의 남작 코지모, 허만 멜빌의 흰 고래, 에밀리 디킨슨, 라만차의 돈키호테와 산초 판사 같은 시와 소설의 주인공이거나 시인 작가들이다. 피터 로어 같은 배우도 있다. 이름만으로 이미 하나의 성채인 이들은 식당이나 해변 등 호텔 안팎에서 조우하지만 대체로 자기 이야기 속에 있으며, 주인공 화가의 시선으로 성글게 드라마를 엮어간다. 그래서 더욱 정교한 극사실주의 그림이 빚어내는 환상적인 시공간은 며칠간 외딴 곳에 틀어박혀 책만 읽고 있을 때의 완벽한 판타지를 구현한다.

     

    이 그림책은 이탈리아 그림책 작가 로베르토 인노첸티가 우연히 떠오른 이야기를 그림으로 먼저 그리고, 출판사가 글 작가에게 텍스트를 의뢰했다. 그림책을 만들 때 독자를 특정하면 오히려 상상력이 가동되지 않는다는 인노첸티는 과소비와 향락에 포획된 일상을 떠나 평화와 휴식이 있는 진정한 휴양지로서의 ‘문학의 세계’로 독자를 초대하고 있다. 당연히 아이들도 신실한 독자이기만 하다면 이 호텔 곳곳에 숨겨진, 오히려 어른 독자들은 놓치기 십상인, 문학 예술 코드의 소품을 뒤지고 찾으며 놀 수 있다!

    등장인물들은 결국 찾고자 하던 것을 찾는다. 기적을, 생명을, 행운을, 색깔을, 의미를, 사랑을, 모험을, 진실을, 영웅을, 용기를, 그리고 상상력을!

    이상희 시인ㆍ그림책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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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하고 두려운 현실 속에도 한 줄기 희망이 [이상희/한국일보 20170106]
    별점 :
    작성자 : 그림책박물관
    2017-01-10
    조회수 : 832

    미디어 : 한국일보

    원문 : http://www.hankookilbo.com/v/df5d6053c8374a0ebe1036359565968e

    필자 : 이상희. 시인, 그림책 작가

    등록일 : 2017.01.06

     

    ‘때로는 하루가 시작되어도/ 아무런 희망이 보이지 않는 날이 있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 작가 숀 탠의 그림책 ‘빨간 나무’는 이런 글줄과 함께 검은 나뭇잎이 천정에서 침대로 떨어지는 끔찍한 아침을 그려 보인다.

     

    늘 조야하게 여기면서도 적잖이 의지하게 되는 ‘희망’이라는 단어조차 어린이 독자를 배려하는 번안용일 뿐 원서의 텍스트가 서술하기로는 ‘아무것도 기대할 게 없는 날’, 신체 비례 상 두상이 좀 커 보이는 덕분에 아이로 간주되는 주인공은 어쩔 수 없이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다. 그리고 검은 나뭇잎이 허리까지 차오르는 침실을 빠져나간다. 하지만 바깥세상은 더욱 기괴하다. 눈이 상한 거대한 물고기가 아이를 뒤쫓아 그림자를 드리우고, 사람들은 서로를 의식하지 못한 채 눈 먼 허깨비들처럼 걷고 있다. 이제 아이는 어디로 무엇을 찾아가게 될까.

     

    어릴 때부터 공룡ㆍ로봇ㆍ우주선이 등장하는 이야기 그림을 숱하게 끄적이며 낙서 더미를 쌓아 올리는 한편으로 화학ㆍ물리학ㆍ역사ㆍ영문학 등 다방면을 즐겨 공부하고 탐구해온 숀 탠이 원래 이 그림책에 담아내려 했던 것은 우울과 두려움과 외로움에 대한 예술적 이미지였다. 절망이 쌓이고 깊어지는 아이의 내면이 표현된 일련의 그림들은 서사를 이루기보다 장면장면 다채로운 컬트적 감흥을 불러일으키며 나날의 크고 작은 절망에 시달리는 성인 그림책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이 그림책은 실제로 우울증 임상 치료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진 바닷가에서 SF영화에나 나올 법한 구식 잠수 마스크를 쓰고 유리병 속에 들어앉은 아이, 거대한 건축물의 기계 부품 같은 제복의 군상들 속에 있는 아이, 다닥다닥 엉겨 붙은 건물과 건물들 사이 비상 사다리를 오르는 아이… 그와 같은 시간을 거대한 암몬 조개(암모나이트) 껍질에 하염없이 새기는 아이… 그러다 도시를 덮친 해일에 휩쓸린 채 홀로 보트를 타고 생존 전쟁을 치르는 아이, 창밖으로 지나가는 멋진 풍경을 동경하는 아이, 낯선 길에서 커다란 주사위를 들고 향방을 가늠하는 아이… 그러나 길을 잘못 찾아든 듯 ‘나는 누구인가?’ 팻말을 목에 건 꼭두각시가 되어 기묘한 무대 위에 서있는 아이, 담벼락에 자기를 그려보는 아이, 거대한 공동묘지와도 같은 황무지에 뚝 떨어진 아이….

     

    아이는 ‘하루가 끝나가도 아무런 희망이 없’이 다채로운 절망의 아수라로부터 간신히 살아 돌아와 첫 장면의 그 방을 연다. 그리고 놀란다. ‘그러나 문득 바로 앞에 조용히 기다리고 있는 것이 있’다. 절망의 검은 잎으로 그득했던 방이 말끔히 치워지고 검은 색 아닌 오렌지 색 잎이, 첫 장면 침대 머리맡의 액자 속에서부터 절망의 편력이 이어지는 모든 장면마다 숨어있던 그 오렌지 색 잎이, 뿌리 내린 채 선명하게 싹트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 장면은 마법이 펼쳐진 듯 경이롭고 호화롭다. 오렌지 색 잎 무성한 나무가 아이 키보다도 커져서 ‘밝고 빛나는 모습으로/ 내가 바라던 그 모습으로’ 방안 그득히 빛을 뿜어낸다. 이 찬란한 기운생동 이미지는 작은 씨앗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싹을 틔우는 재생과 복원의 상징이겠지만 지금 이 순간 내게는 주말마다 광화문에서 타오르는 열망과 갈망, 그 총화의 이미지로 읽힌다. ‘처음부터 저 혼자서 타며 다 닳아 없어질 때까지 고독하게 꿈꾸는 불꽃’(G. 바슐라르)을 수백 만 명이 한꺼번에 가슴 앞에 두 손 모아 들어올린 그림으로 타오르는 것이다.

     

     

    이상희 시인ㆍ그림책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