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회수 48l좋아요 8
    그림책자세히보기
    소심 남녀에 보내는 응원 “새해에는 마음 조심하세요!” [ 소윤경 / 한국일보 20171228 ]
    별점 :
    작성자 : 그림책박물관
    2018-01-15
    조회수 : 2070

    미디어 : 한국일보

    원문 : http://hankookilbo.com/v/d2cf5b6c1acb44d5bdb55fea8d9f1801

    필자 : 소윤경. 그림책 작가

    등록일 : 2017.12.28

     

    주변에 왜 이리 이상한 사람들이 많은 걸까? 어떻게 대처해야 서로 맘 편히 지낼 수 있을까? 벗어날 수 없는 굴레인 가족, 나를 표적 삼아 괴롭히는 직장상사, 시기와 질투로 뒤통수를 치는 내 오랜 친구... 세상은 무례한 사람들로 넘쳐난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조용히 맡은 일을 해내며,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소박한 삶을 바라지 않았던가.

     

    서점에는 자기계발서 외에도 현대인들의 다친 마음을 다독이기 위한 에세이와 지침서들이 수두룩하다. 성공을 위해 대인관계의 비법, 효율적인 시간 활용법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들이다. 목표를 정하고,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언젠가 꿈에 한걸음 더 다가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 무엇보다도 능동적이고 용감해지라고. 소심한 사람들은 타인들에게 휘둘리고, 상처받으며 성공하지 못한다고 역설한다.

     

    ‘마음 조심’의 주인공은 보통사람보다 조금 느리고, 잘 놀라는 소심한 소라게다. 알람 소리에 놀라 깬 주인공의 바쁜 출근길은 낯선 사람들과 차들로 혼잡한 거리를 나서는 것부터가 힘겹다. 어렵게 올라 탄 만원 지하철, 밀리고 밟히지 않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다보면 영혼마저 빠져나갈 지경이다. 운 좋게 바로 온 엘리베이터 앞에서는 보기 좋게 새치기를 당한다. 화도 못 내고 오히려 상대방을 최대한 이해해 보려 노력한다. 겨우 늦지 않게 도착한 사무실, 상사의 고함소리에 주눅 들고, 전화기너머 상대방은 목소리가 작은 걸 핑계 삼아 불같이 화를 낸다. 소라게는 당황하고 놀란 나머지 껍질 속으로 꽁꽁 움츠러든다. 직장 상사는 ‘그런 식으로 어떻게 사회생활을 하겠냐!’며 다그친다. 하지만 ‘그럴 때도 있는 거예요. 힘내요’라며 건네는 동료의 물 한 잔에 소라게는 겨우 다시 기운을 차린다.

     

    퇴근길에 비슷한 친구들인 거북이, 게, 달팽이, 조개를 만나 회포를 풀어본다. 대범한 척 으스대던 친구도 역시 어쩔 수 없는 소심한 녀석이다. 누구보다 서로를 잘 이해 할 수 있기에, 마음 조심하라고 인사를 나누며 헤어진다.

     

    ‘마음 조심’은 새로운 조형성이 돋보이는 그림책이다. 무심하게 표현한 일반 사람들과 달리 소라게, 달팽이, 고슴도치 같은 작은 동물들로 소심한 사람들을 분류했다. 만화적인 화면 구성은 상황을 생동감 넘치게 연출한다. 내용은 소심한 이들의 이야기지만 시각적으로는 리소프린트 같은 강렬한 형광색을 적절히 사용한 새롭고 과감한 그림책이다.

     

    인간의 역사와 문화를 발전시켜온 것은 걸출한 영웅이나 용감한 리더들의 힘만이 아니었다. 상식과 약속들을 지켜내는 조심스런 발걸음들이 쌓여 길이 되었다. 사람들 사이에는 예민한 더듬이가 엉키지 않도록 예의라는 적당한 거리감이 필요하다. 소심한 이들에겐 이 ‘적당함’이 산소처럼 너무나 절박하다.

     

    조용히 외쳐본다, 못 들으면 어쩔 수 없고.

    “새해에는 부디 마음조심들 하세요!”

     

    그림책 작가 소윤경

     

    작성자 리뷰 더보기
번호 책 제목 리뷰 제목 작성자 등록날짜 조회
601 우리 엄마 어디 있어요? : 색깔 여행 우리 엄마 어디 있어요? 김민정 2019-10-06 49
600 아기만 좋아해 동생이 있는 아이에게 추천하는 책 전예은 2019-09-22 86
599 사랑스러운 나의 책! 책의 소중함을 알게 해 주는 동화책 전예은 2019-09-22 97
598 왜 튼튼한 몸이 소중할까요? 몸을 소중히 여기는 습관을 기를 수 있는 책 전예은 2019-09-22 66
597 고민 식당 아이들의 감정에 관한 책 전예은 2019-09-22 37
596 나는 개구리다 아이들의 꿈을 위한 책 전예은 2019-09-22 26
595 빙하가 녹고 있어요! 아이들에게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 정예빈 2019-09-22 20
594 왜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 할까요? 편식하는 아이에게 들려주면 좋은 책 정예빈 2019-09-22 34
593 엄마 나도 잘할 수 있어요 자존감이 낮은 아이들에게 좋은 책이예요. 정예빈 2019-09-22 28
592 나는 깜깜한 게 (별로) 무섭지 않아요! 깜깜한 걸 무서워 하는 아이에게 좋은 책인 것 같아요. 정예빈 2019-09-22 29
591 징가의 신나는 장터 나들이 장터 나들이 김혜원 2019-09-21 27
590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Vom kleinen Maulwurf, der wissen wollte, wer ihm auf den Kopf gemacht hat) 제목부터 흥미롭고 재미있는 책 김혜원 2019-09-21 28
589 내가 함께 있을게 죽음의 의미 김혜원 2019-09-21 29
588 새와 소녀 다르다는 것 김혜원 2019-09-21 24
587 커다란 악어알 "휴! 아무것도 못하는 줄 알았네!" 그림책박물관 2019-09-19 54
586 딜쿠샤의 추억 언젠가는 꼭 돌아와야 할 너의 집은 바로 이곳이란다. 그림책박물관 2019-09-19 42
585 내 친구 알피 재미있습니다!! 정지인 2019-09-19 29
584 움직이는 ㄱㄴㄷ 움직이는 ㄱㄴㄷ 정지인 2019-09-19 38
583 기억의 풍선 오늘도 아름다운 풍선을 남기는 하루, 아름다운 풍선을 간직하는 하루가 되길 바래봅니다.​ 그림책박물관 2019-09-18 44
582 우리 모두 처음이니까 우리 모두 처음이니까 김다솔 2019-09-17 51